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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12일 미국의 지역 언론지 보스턴 글로브(Boston Globe)에 따르면 여성 청소년들이 데이트 폭력을 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데이트 스마트(Date SMART)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데이트 폭력을 줄이기 위해 도입되었다. 이는 데이트 폭력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데이트 폭력은 데이트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일컬으며 물리적 폭력 외에도 주변인을 대상으로 한 협박, 지나친 간섭 및 구속, 신체적 접촉이나 욕설을 통한 모욕, 남성의 성역할 강조, 스토킹, 소유물 파기 등이 포함된다. 다른 폭력과는 일시적인 폭력이 아닌 장기적이고도 주기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으며, 관계의 특수성에서 말미암아 폭력으로 인식되지 않거나, 장기적으로 폭력에 노출되면서 피해자가 무력감을 느끼는 등 체념하여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정폭력에 반대하는 전미 연합 (National Coalition Against Domestic Violence, NCADV)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평균적으로 분당 약 20명의 사람들이 파트너에 의해 물리적인 학대를 당한다고 한다. 또한, 여성의 25%와 남성의 약 10%가 신체적 폭력을 비롯해서 데이트 폭력에서 비롯된 트라우마 및 대인기피증을 겪게 된다. (출처: 가정폭력에 반대하는 전미 연합)

데이트 폭력은 한 성별에만 편향된 것이 아닌 모든 성별에 해당되는 문제이다. 그러나, 데이트 스마트 프로그램이 대상을 여성 청소년으로 한정지은 것은 12세에서 25세 사이의 여성 청소년이 데이트 폭력 피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아직 판단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데이트 폭력을 애정의 한 형태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청소년의 경우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다섯 배나 많이 데이트 폭력에 영향을 받으며, 여성 청소년 중 절반이 데이트 폭력을 경험했다는 통계가 있다. 어린 시절 겪은 폭력이 시간이 지난 후에도 영향이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폭력에 영향을 받을 확률이 높은 어린 나이부터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는 교육이 중요하다. (출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데이트 폭력 간행물)

데이트 스마트 프로그램은 노스이스턴 대학교(North Eastern university)의 응용 심리학 연구소 소속 크리스티 리조(Christie Rizzo) 교수를 중심으로 개발되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로드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여성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및 조사를 통해 개발된 것이다. 다른 데이트 폭력 예방 프로그램과 다르게 데이트 스마트 프로그램은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인지행동 치료 기법*을 사용한다. 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담자 스스로의 인지를 조절하고 심리적인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특이점이다. 2020년 여름에 진행된 예비 조사 결과는 데이트 폭력 이력이 있는 여성 청소년들이 해당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후 또 다른 피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며 데이트 스마트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효과 나타내고 있다. 노스이스턴 대학의 응용심리학 연구소는 해당 프로그램 사용으로 데이트 폭력뿐 아니라 이에서 비롯되는 또 다른 범죄나정신적 질환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데이트 폭력에 대한 심각성이 사람들의 인식에 널리 퍼지면서, 세계 곳곳의 다양한 나라에서도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영국은 2014년 클레어 우드의 살인사건 이후로 그녀의 이름을 딴 클레어 법을 시행하고 있다. 클레어 법은 사귀는 사람의 전과 기록 공개를 요구할 수 있으며 해당인에 대하여 우려할 만한 사유가 있는 제3자도 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법을 통해 스토커 행위를 규제하고 있으며, 최근 개정을 통해 물리적인 스토킹 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지속적인 메시지 전송도 스토킹에 추가했다. 한국의 경우 데이트 폭력이 연인 간의 사사로운 다툼으로 가볍게 다뤄지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인식의 변화로 데이트 폭력 역시 중대한 폭력 중 하나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이에 2019년 데이트 폭력이 포함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이 제정되는 등 대책이 세워지고 있다. 그러나, 데이트 폭력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대응책은 아직 미비하다. 미국의 데이트 스마트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피해자의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해당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련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확인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확인

*인지행동 치료 기법: 인간에 대한 기본 관점과 심리적 문제의 발생 및 치유 과정에 대한 주요 원리를 인지 · 정서적 과정의 의미로 파악하는 여러 개별적 이론의 집합체를 일컫는다. (출처: 상담학 사전)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여성폭력방지와 피해자 보호·지원에 관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명백히 하고, 여성폭력방지정책의 종합적·체계적 추진을 위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개인의 존엄과 인권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안이다. (출처: 시사상식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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