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혈액은행 건강 건강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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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6일 미국의 지역 언론지 로스엔젤레스 타임스 (Los Angeles Times)에 따르면 약 30년 전 게이 남성들을 상대로 제정된 헌혈 금지법을 완화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발현된 에이즈는 지난 1981년 처음 나타났다. 5명의 남성 동성애자가 면역력이 급격하게 약화된 것이 시초였으며 당시에는 질병의 원인도 몰랐기에, ‘동성애 질환’이라고 불렸다. 이후 4년여간 1만 2천 명 이상이 사망하며 사람들에게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었다. 이와 동시에 남성 동성애자들은 에이즈 보균자와 같다는 오명이 씌워지며 게이 혐오가 공공연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에이즈 감염자들은 가정, 직장, 학교에서 기피대상이 되었으며 의료 보험 혜택도 받지 못했다.

남성 동성애자가 에이즈 보균자라는 말에는 오류가 있는데 남성 간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 것은 에이즈가 아니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이며 모든 HIV 바이러스 감염이 에이즈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해도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등 관리를 잘 하면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HIV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속도와 정확성이 향상되면서 남성 동성애자도 헌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출처: 미 HIV 정보 센터)

미 식약청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이 에이즈와 동성애자 남성 사이의 상관관계를 알아낸 뒤, 혈액 센터에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모든 남성들에게 헌혈을 금지했었다. 2015년이 되면서 FDA는 규정을 일부 완화했는데, 지난 1년간 다른 남성과의 성관계를 갖지 않은 남성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혈액 검사로 에이즈 원인인 HIV와 B형 간염 여부를 확인하려면 각각 평균 2~4주와 2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로는 1년도 훨씬 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남성 동성애자들의 헌혈 가능 여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지면서 혈액은행은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동성애자와 양성애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헌혈 희망자들에게 HIV 감염의 원인이 되는 성접촉에 대한 문진표 작성만으로도 최근 성접촉이 있었던 모든 남성들을 걸러내는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가능한지 확인하고자 한다. 이에 적십자와 비탈란트 (Vitalant)와 원 블러드 (One Blood) 등 혈액 센터는 로스 엔젤레스 성 소수자 센터와 협약을 맺어 2000명 가량의 참가자를 유치할 계획이며, 현재에도 게이와 양성애자를 대상으로 질의응답을 가진 다음 HIV 바이러스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그들의 혈액을 채취하고 검사하고 있다. (출처: 미 로스엔젤레스 적십자사)

규제 완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여한 바가 크다. 코로나 19 여파로 혈액 보유량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혈액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남성에 대한 헌혈 정책을 개정하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규제를 없애면 약 60만 파인트 (약 28만 2천 리터)가 넘는 추가 헌혈이 이뤄질 것이며 이는 백만 명 이상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되는 혈액은행의 이번 연구는 미국의 혈액 보유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동성애자에게 씌워졌던 혐오 프레임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연구의 안정적인 진행으로 게이 남성들에게도 자유로운 헌혈의 기회가 생긴다면 로스앤젤레스 혈액 은행의 이번 행보가 다른 주와 다른 국가의 헌혈 규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동성애가 에이즈를 일으킨다는 편협한 시각을 개선하며 동성애자가 HIV와 에이즈에 감염되지 않도록 보호대상으로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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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라고도 일컬어지며, 인간의 몸 안에 살면서 인체의 면역기능을 파괴하고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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