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차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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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22일 The Guardian에 따르면, 영국을 위해 제1차 세계대전 등에 참전한 영연방 국가 출신의 수십만 명의 유색인종 전사자들이 영국군 전사자들과 달리 추모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사자들에 대한 영국의 차별 대우는 영국 노동당 데이비드 래미(David Lammy)가 출연한 다큐멘터리 The Unremembered: Britain’s Forgotten War Heroes를 통해 알려졌고, 데이비드 래미의 지적으로 2019년 영연방 전쟁 묘지 위원회(Commonwealth War Graves Commission; CWGC)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관련 사안 조사에 착수하였다.

CWGC는 2019년부터 시행한 조사에 관한 결과를 22일 발표하였다.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11만 6천 명에서 최대 35만 명의 아프리카·중동·아시아 출신 전사자는 묘비를 세워주지 않는 등의 국가적 예우를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CWGC의 전신인 제국 전쟁 묘지 위원회(Imperial War Graves Commission; IWGC)는 전사한 모든 군인은 무덤 위에 비석을 세우거나 실종자 추모비에 이름을 새겨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지만, 유색인종에게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4만 5천 명에서 5만 4천 명의 인도와 아프리카 출신 전사자들은 개인 묘비가 아닌 공동으로 이름이 새겨졌고, 실종자들은 명부에만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IWGC는 유색인종 전사자들을 묻을 묘역의 자리도 조성하지 않았다. 조사를 통해 자국 출신 전사자들과 다른 처우를 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CWGC는 공식 사과와 함께 후속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유색인종 전사자들이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한 이유는 영국의 제국주의와 1·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내 만연했던 인종차별 때문이었다. 1차 세계대전 종전 후인 1923년 아프리카 영국령 골드코스트(Gold Coast) 총독 프레더릭 고든 구기스버그(Frederick Gordon Guggisberg)는 한 서한에서 “보통의 원주민들은 묘비를 이해하거나 고마워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한 것과 더불어 IWGC의 보좌관이었던 아서 브라운(Arthur Browne) 경은 “아마 2, 300년 후 원주민이 더 높은 문명 단계에 도달했을 때 묘비가 세워진 걸 보고 기뻐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들의 차별적 언사를 통해 당시 영국민들이 식민지를 향한 태도와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CWGC 위원장 클레어 호튼(Claire Horton)은 “한 세기 전 일은 그때나 지금이나 잘못되었다”고 말하며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즉시 행동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데이비드 래미 의원은 “이번 조사가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라고 전하며 “100년이 걸렸지만 기쁘며 CWGC가 역사를 다시 쓰고, 전사자들의 삶, 미덕, 희생을 역사책에 다시 쓰고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영국 정부는 CWGC 위원장 클레어 호튼이 언급한 것처럼 제대로 된 전사자들을 추모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대영제국을 위해 전선에 투입된 과거 식민지 전사자들의 헌신과 희생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조사로 인해 깊이 묻혀있던 진실이 드러나게 되었다. 인종차별 관련 이슈로 세상이 들썩이고 있는 시기에 영국이 지난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 등을 보인다면 세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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