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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01일 일본 언론사 요미우리 신문(読売新聞)에 따르면, 일본의 정밀기기 제조 회사인 시마즈 제작소(島津製作所)가 그동안 추진했던 국가 방위 관련 사업에서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방위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시미즈 제작소와 다른 방위산업체들은 줄지어 방위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다.

일본의 방위 산업은 최근 부단한 방산 수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수출 실적이 미미하다. 방산 수출 관련 제도가 큰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총리가 공산권 국가, 유엔(UN, United Nation)이 무기 수출을 금지한 국가, 국제분쟁 당사국 또는 그 우려가 있는 국가에 대해 무기 수출을 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무기 수출 3원칙’을 제정했다. 그러나 아베 신조(阿部信三) 전 총리의 집권 당시, 수십 년 동안 무기의 해외 수출을 막고 있던 무기 수출 3원칙을 폐지하고, 무기의 해외 수출을 인정하게 되었다.

제도 개선으로 수출 제한은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수출 실적은 저조한 실정이다. 그 이유로는 높은 무기 단가로 인한 저조한 가격경쟁력과 한국전쟁을 겪은 대한민국과 북한, 그리고 참전 경험이 있는 주변국과 방위 산업 부문에서의 협상력 부족, 그리고 우월하지 않은 기술경쟁력이 꼽힌다. 때문에 일본의 방위 산업은 주로 내수 시장 위주로 자위대에게 공급되고 있다. 그 결과 일본 정부가 방위력 강화를 내세우더라도 방위 산업체 입장에서는 개발비에 맞는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하나 둘씩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시마즈 제작소의 상황 또한 마찬가지이다.

시마즈 제작소는 의료기기나 분석기기와 같은 정밀기기를 전문으로 제조하는 회사였으나, 1936년부터 방위 사업에 참가하여 항공기의 에어(air) 관리 시스템(system), 비행 제어 시스템, 조종석 디스플레이(display) 시스템, 엔진(engine) 시동 시스템용 장치, 전자 제어 장치 등을 제조하고 있다. 또한 현재 유압 · 공기 · 연료계의 각종 항공기 탑재 장비의 기능 시험 장비, 항공 의학 훈련 장비 등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마즈 제작소의 2022년 3월 항공기 방위 사업의 매출액은 223억엔(한화 약 2230억원)으로 기업의 *연결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이다. 이 매출액의 80%가 방위 산업 관련 제품이지만, 영업 이익률은 0.5%에 그쳤다. 원래 *방위성(防衛省)에서 발주하는 장비에는 원가에 8%에 해당하는 이익이 붙지만, 재료비 상승과 환율 등의 영향으로 방위성의 지원이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또한 고성능 해외 방위 제품이 늘어 국산품의 발주 또한 감소하고 있다.

방위 산업의 수출력은 그 국가의 방위력과 직결된다. 아직 수출 기록은 미미하지만, 2차 세계대전의 경험과 그동안 축척되어 온 일본의 방위 기술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한 개정된 무기 수출 3원칙을 통해 사실상 무기 수출의 발판을 새롭게 마련했기 때문에 수출의 기회만 잘 잡는다면 언제든지 다시 성장할 수 있다. 최근 방위력 강화를 내세우는 일본 정부가 방위 산업체들의 수출 증진을 위해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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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매출액 : [경제용어] 모(母)회사와 자회사의 실적을 합해서 경영성과를 계산하는 대신, 자회사와 거래한 실적은 모(母)회사 실적에서 뺀 것 (출처:조선일보)

*방위성(防衛省) : 국방과 관련된 사무를 담당하는 일본의 행정 기관. (출처:네이버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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