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바티칸
이미지 출처: 셔터스톡

2021년 6월 19일 BBC NEWS에 따르면, 유럽연합(EU ; European Union) 설립의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로베르 슈망(Robert Schuman, 1886-1963년) 전 프랑스 외무장관이 가톨릭 성인으로 인정받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은 슈망 전 장관의 ‘영웅적 성덕(heroic virtue)’을 인정하는 시성1)성 교령을 승인했다. 이로써 슈망 전 장관은 가경자(venerable)의 칭호를 갖게 됐다. 가경자는 교황청 시성성의 시복2)(beatification) 심사에서 영웅적 성덕이 인정된 ’하느님의 종‘에게 붙이는 존칭이다. 가경자로 선포된 증거자는 그의 전구3)로 기적이 일어났음을 입증하는 기적 심사를 통과하면 시복돼 복자 칭호를 받는다. 시복 이후 한 번 더 기적이 인정되면 성인의 반열에 오른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슈망 전 장관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0년 5월 ‘슈망 선언’을 통해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 ; 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 창설을 제안한 인물이다. 석탄·철강 자원의 공동 관리를 통해 경제적 연대·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전쟁을 예방하고 함께 경제 번영을 이루자는 취지의 구상이다. 이는 자유무역지대 설립, 관세 동맹, 단일 시장·통화 도입 과정을 거쳐 지금의 EU가 됐다. 이런 이유로 슈망 전 장관은 ‘유럽의 아버지’로 불린다. 현재 슈망 선언이 발표된 날인 5월 9일은 ‘유럽의 날’로 기념되고 있다. 슈망 전 장관은 미국·유럽의 집단 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창설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쉬망 선언 70주년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 우리가 혜택을 누리는 오랜 기간의 안정과 평화를 가져왔다”라며 슈망의 시성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슈망 선언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유럽은 하루아침에 건설되거나 단 하나의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유럽은 실질적인 상호의존과 이익, 그리고 함께 행동하겠다는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 만들어질 것입니다.” 슈망 전 장관은 공허하고 이상에 그칠 수 있는 유럽통합에 대한 내용을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목표와 단계에 맞춰 차근차근 현실로 이뤄냈다. 브렉시트, 난민 문제, 코로나19등의 어려움이 닥친 유럽에서 유럽통합과 평화라는 슈망의 정신이 다시 한번 발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 시성: 가톨릭에서 순교한 자들의 탁월한 신앙과 성덕을 기리기 위해 교회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

2) 시복: 교회가 공경할 복자로 선포하는 일.

3) 전구: 다른 사람을 위해 대신 간청하고 탄원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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