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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9일 도이체벨레(Deutsche Welle)에 따르면, 유럽 식품 회사들이 스스로 내건 플라스틱 관련 규정들의 2/3가 실패했거나 취소되었다고 한다.

프랑스(France)의 식품 대기업 다논(Danone)은 2008년, 1년 이내에 회사 물병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50%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겠다고 야심차게 약속했다. 하지만 2009년 목표를 급하게 변경했다. 다논의 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20-30%만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향후 50%까지 늘리겠다고 수정한 것이다. 2020년까지도 다논은 20%의 재활용 플라스틱만 사용했고, 결국 15년 전에 스스로 설정했던 50%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목표를 2025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이체벨레는 유럽에 본사를 둔 24개의 식음료 회사를 대상으로, 지난 20년간 발표한 98개의 플라스틱 관련 약속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과반수의 약속들이 지난 몇 년 전에 새로 만들어졌고, 대개는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 중 37개의 약속들은 이미 약속한 기간이 지났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68%의 약속들은 실패했거나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기업들은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소리 소문없이 그 사실을 묻어 버리기 일쑤였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목표치를 바꾸거나, 달성 년도를 미뤘다. 이는 유럽연합(European Union)에서 조사한 의류, 화장품 및 가정용품 회사들의 환경 관련 약속 중 42%가 사실과 다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결과와 맥락이 일치한다.

또 한 예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버드와이저(Budweiser), 코로나(Corona), 백스(Beck’s) 등과 같은 맥주를 생산하는 벨기에(Belgium)의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Anheuser Busch InBev)는 2017부터 2020년까지 100개의 섬을 해양 쓰레기로부터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안호이저는 일회성 해변 청소만 13개국에 걸쳐 214회 시행했고, 그것도 목표한 달성 년도를 1년 앞두고 나서야 부랴부랴 실행했다.

비영리단체 제로 웨이스트 유럽(Zero Waste Europe)의 정책 운동가인 라리사 코펠로(Larissa Copello)는 “많은 기업들이 해변 청소를 기업 홍보에 이용하지만, 애초에 그 쓰레기를 해변에 버리는게 기업들”이라며, 일명 “수도꼭지 잠그기” 정책을 주장했다. 처음부터 포장에 사용하는 플라스틱을 줄이자는 의미다. 도이치벨레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98개 중 16개 기업만이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양과 천연 플라스틱을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중 대부분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유럽연합은 최근 플라스틱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 따르면 비닐봉지, 플라스틱 수저, 빨대 등과 같은 일회용품이 더 이상 유럽연합 회원국 내 시장에서 유통될 수 없다. 유럽연합의 지침에 따르면, 2025년까지 기업들은 페트병에 최소 25%까지 재활용 플라스틱을, 그리고 2030년까지는 모든 종류의 병에 30%까지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플라스틱 생산 기업을 비롯한 다른 기업의 반발로 목표를 어디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윤리적 소비가 전세계적인 트렌드인 요즘, 앞다투어 환경 마케팅을 펼치던 기업들의 민낯이 밝혀진 가운데, 소비자와 환경단체들의 철저한 관심과 감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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