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마약 중독자
출처: flickr

2021년 10월 16일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나쇼날 (Radio France Internationale, RFI)에 따르면, 코카인 중독 노숙인들이 경찰에 의해 파리 북부 지역으로 옮겨진 후,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말, 경찰 당국이 파리 시내의 코카인 중독 노숙인들을 파리 북부 교외로 이주시킨 후, 인접 지역인 팡탱 (Pantin)의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파리 시내에서 발생한 골칫거리를 교외 지역이 떠안게 된 것에 대해 팡탱 주민들이 분노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1980년대에 코카인이 카리브해 연안 국가에서 프랑스 본토로 전해진 이후, 코카인 중독은 파리의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어 왔다. 2000년대 초반에 파리 북부와 생상드니(Seine Saint Denis)의 외곽 빈민가에 포진하고 있던 밀매 조직이 폐쇄된 이후에 코카인으로 인한 문제가 사라진 듯 보였으나, 최근 파리 북동부가 개발됨에 따라 코카인 중독자들이 다시 양지에 드러나게 됐다.

현재 코카인 중독은 비단 파리뿐 아니라 프랑스 전역에서 큰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마약 및 마약 중독 감시기구 (Observatoire Français Des Drogues et Des Toxicomanies)는 코카인에 중독된 프랑스인은 최소 40,000명에서 최대 44,000명에 달하며, 이 중 약 13,000명이 파리와 그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코카인은 다른 마약에 비해 제조하기 쉬워 누구나 제작하여 판매할 수 있으며, 값이 저렴하고 중독성이 아주 높기에 코카인 중독은 재활 치료의 성공률도 높지 않다. 또한, 코카인 중독에 대해 처벌과 치료 중 무엇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정치인들의 의견 불일치가 효율적 대처를 저해하고 있다.

약물 중독에 대한 대처는 시대와 국가에 따라 다양한 방향성을 따랐다. 북미 대륙에서는 마약류에 대해 진보적인 움직임이 눈에 띈다. 최근 몇 년에 걸쳐 의료용 대마초 복용의 합법화가 미국 대부분의 주와 캐나다 전체로 확장됐고, 미국 10개 주와 캐나다에서는 오락용 대마초 복용까지 합법화되면서 강도 낮은 마약류의 사용에 관대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출처: RTL)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 오리건주는 지난해 11월 강도 높은 마약류 소지 합법화 안건을 상정하며 역사적 획을 그었다 (출처: 오레건 공영 방송 Oregon Public Broadcasting, OPB). 캐나다에서도 마약범죄자들 사이에서 마약소지혐의를 피하기 위해 과다 복용 후 사망하는 사건이 증가함에 따라 마약류 소지 합법화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처: CBC 뉴스).

유럽 대륙은 여전히 마약류 범죄에 대해 북미 대륙보다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마약류 범죄의 증가로 인해 진보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 사회 민주당 소속 의료 전문가인 칼 라우터바흐 (Karl Lauterbach)는 곧 있을 대통령 선거 이후 새롭게 형성될 정부가 대마초 합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독일의 소리 Deutsche Welle). 현재 유럽에서 대마초 복용을 합법화한 나라는 벨기에, 네덜란드, 포르투갈이 전부이다 (출처: RTL).

대표적 관광 도시 중 하나인 파리에 있어 치안과 도시경관을 해치는 마약중독은 해결해야하는 과제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행 중인 대처방안은 문제해결에 많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 합의가 이루어져 해결을 위한 방향이 정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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