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 9일 홍콩 언론사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에 따르면, 올해 홍콩 대학 입시에 총 5만5천 명이 응시한 가운데, 이 중 약 1천 명은 중국 본토 출신의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대학에 진학하려면 현지 중·고등학교에서 정규 중등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 본토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일가족이 홍콩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수업이 광동어(粤语)로 진행된다. 이에 본토 출신 학생들은 언어 장벽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일부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심리적 부담이나 학습 포기 등 상황에 처해 있다. 홍콩 정부의 인재 유치 정책을 통해 입국한 중국 우한(武汉) 출신의 12세 학생 소피아 덩(Sofia Teng)은 인터뷰에서 “처음 홍콩에 왔을 때 모든 수업 내용을 알아듣지 못해 한 달 내내 울었다”며, “우한에서는 늘 전교 3등이었지만, 홍콩에서는 처음으로 큰 좌절을 느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인 아론 덩(Aron Teng)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인터뷰에서 “언어 장벽이 지금은 딸에게 힘들겠지만, 인생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홍콩의 인재 제도에 선발된 어린이들에 대해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또한 기존 우한의 국제 학교에서도 영어 수업이 있었지만, 홍콩 국제 학교의 영어 수업이 훨씬 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가족이 홍콩으로 이주하기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홍콩 정부는 본토 출신 학생들을 위한 교육 지원에도 점차 힘을 쏟는 있다. 정규 교육과정에는 보통화(普通话, 표준 중국어) 수업이 포함돼 있지만, 여전히 광동어 중심의 수업 환경으로 언어 격차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어 수업 확대 등의 방안을 시도 중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언어 차이 때문에 본토 출신 학생들과 현지 학생들 간의 교류가 어려워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소외감이나 괴롭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 역시 이민자 증가로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다문화 학생 수가 한국인 학생보다 많은 학급도 생기고 있어, 언어와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홍콩의 사례처럼 학생 간 격차를 줄이고, 포용적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