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5일 중국 언론사 인민망(人民网)에 따르면, “당신은 사망한 가족 구성원을 복제한 AI(Artificial Intelligence)와 대화 나누기를 원하십니까?”라는 질문이 죽은 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청명절(Qingming Festival)을 전후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고 한다.
최근 중국 남부에 사는 한 남성이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사진과 음성 녹음을 AI 기술 회사에 전달해 할아버지를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인터뷰를 통해 몇 년 동안 할아버지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해 후회했는데, 큰 위로가 되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광시(廣西)성의 성도(省都)인 난닝(南寧)에 본사를 둔 AI 기술 회사의 공동 설립자 장위창(Zhang Yuqiang)은 4월 4일 청명절을 앞두고 2월에 출시된 회사의 “디지털 친척” 서비스에 대한 요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음성과 이미지를 복제해 비디오를 만들어 간단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복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는 소셜 미디어에서 엇갈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먼저, 많은 네티즌들은 한 블로거(Blogger)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AI로 등장시켜 슬퍼하는 할머니를 위로하는 동영상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신과 의사이자 중국의사협회 소속의 량지아(Liang Jia)도 디지털 복제품과의 대화가 죽은 사람과 정서적 유대감을 만들고, 예기치 않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을 애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가상현실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할아버지를 여윈 한 20세 대학생은 “AI로 죽은 가족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죽음을 상키시켜 상처를 다시금 떠오르게 만든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더불어, 변호사 닝 나이밍(Ning Naiming)은 “이런 AI 기술이 동의 없이 친척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면, 사기를 당하거나 해당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법적 문제에도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 커틴대학(Curtin University)의 인터넷학 교수도 “죽은 사람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은 섬뜩하고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하며, 사망자의 개인정보 권한에 대한 허점도 함께 지적했다. 죽은 이의 목소리에 대한 소유권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죽은 아이를 VR(Virtual Reality)로 되살리는 다큐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 당시 가족을 잃은 슬픔을 상업적 소재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출처 : 디지털데일리)
죽은 가족을 AI 기술로 복제해 되살리는 것은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한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윤리적인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고,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만약 세상을 떠난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면, 유가족의 허락 여부에 따라 디지털 복제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판단된다.
관련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 확인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