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4월 9일 중국 언론사 인민망(人民网)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필름 사진에 대한 열풍이 다시 일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platform)에서 클래식 필름 카메라(camera)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일회용 필름 카메라가 온라인(online) 쇼핑몰의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필름 현상소들도 거리 곳곳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플랫폼 샤오홍슈(小红书)에서 ‘#필름’ 관련 게시물의 조회 수는 38억 회를 넘기기도 했다.
디지털(digital)이 일상이 된 시대에 필름 사진의 부활은 단순한 복고풍 유행을 넘어 새로운 문화 소비 트렌드(trend)로 부상하고 있다. 클래식 카메라를 수집하고, 필름 사진 전시회를 여는 등 복고 감성을 공유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필름 시대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까지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름 사진은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신선한 체험으로 자리잡고 있다. 필름의 상태, 현상 조건, 약품의 온도와 시간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촬영과 현상 과정이 마치 ‘랜덤박스(random box)를 여는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또한 셔터(shutter)를 누를 때 머릿속에 그린 장면이 있지만, 현상된 사진은 기대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예상 밖의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중국 MZ(Millennials and Gen Z) 세대 사이에서 유행 중인 ‘랜덤박스(random box) 소비’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보다 개봉의 설렘과 확인 순간의 놀라움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2023년 기준으로 중국의 랜덤박스 시장 규모는 2천억 위안(한화 약 36조 원)을 돌파했다. 반복 소비가 지속되는 배경에는 이러한 감정적 동기가 있다. 필름 사진 역시 ‘기대–놀람’이라는 감정 구조를 통해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실용성보다 감정적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경향은 중국 사회 내 전반에서 나타나는 소비 관념의 변화를 보여 준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오히려 아날로그(analog) 방식에서 신선함과 위안을 찾는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각적인 결과와 효율성이 우선시되는 디지털 사회에서 느림과 기다림, 예상과 결과의 간극이 주는 감정적 경험은 새로운 소비 가치로 떠오르는 것이다.
이런 소비 문화의 변화는 단순히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는다. 향후 문화 콘텐츠(contents) 산업뿐만 아니라 유통, 마케팅(marketing),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자의 감정적 만족과 체험의 질을 강조하는 전략이 활성화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소비가 단순한 물건의 소유를 넘어 개인의 감정과 기억을 자극하는 경험이 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소비문화의 전환점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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