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2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군마현 도미오카시(群馬県富岡市)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토미오카 제사장(富岡製糸場)의 과거 작업복을 복원했다고 한다. 메이지 시대(明治時代)에 일했던 여성 노동자인 일명 ‘공녀(工女)’의 작업복을 재현한 것이다.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체험도 시작해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메이지 시대에 사용하던 작업복을 재현하기 위해 도미오카시는 현대에 잘 사용하지 않는 고쿠라오리(小倉織)라는 무명천을 사용하는 등 정확한 재현을 위해 힘썼다. 당시 대중적인 여성의 복장은 기모노(着物)였다. 하지만 기모노는 소매가 길었기 때문에 기계로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는 작업을 하는 여성 노동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았다. 또한, 의자에 앉아 작업했기 때문에 단순히 천을 두른 형식의 기모노 복장은 다리가 노출될 우려가 있었다. 당시 여성의 복장에는 바지 형태의 의상이 없었기에 남성이 입던 하카마(袴)라는 이름의 바지를 착용하게 되었다.
하카마는 일본 전통 의상 중 하나이다. 기모노를 입고 허리 아래 부근에 천을 둘러 착용하는 바지 형태의 의상이다. 앞부분과 뒷부분의 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허리 부분에 있는 끈으로 묶어 고정하는 형태를 취한다. 오늘날 하카마는 정장 대신 입거나 기예, 검도, 궁도, 다도 등 다양한 활동을 할 때 착용한다. 설날, *시치고산(七五三), 졸업식 등 각종 행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입고 있다.(참고 : 기모노 렌터리에)
하카마의 역사는 3~8세기 경인 일본 고분 시대(古墳時代)부터 시작된다. 이 시대 사람들은 펑퍼짐한 바지 형태의 하카마를 입고 있었다. 이후 헤이안 시대(平安時代)에 들어서는 주로 신분이 높은 여성들이 하카마를 즐겨 입게 되었다. 무가 사회(武家社会)에서 하카마는 여성들이 아닌 주로 무사들의 의복으로 활용되었으며, 에도시대(江戸時代)에 들어 신분과 성별에 따른 옷차림이 정해진 이후에는 여성들의 하카마 착용이 금지되었다. 하지만 메이지 시대(明治時代)에 들어서면서 여성들의 교육 수준 향상과 함께 여학생들의 복장 문제가 건의되었다. 당시 학교는 의자에 앉아 수업을 듣는 서양의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기존의 기모노를 입었을 경우 수업을 듣기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교에서만 여성들의 하카마 착용을 허용했다. 이후 여성의 하카마 착용은 급속도로 확산되었고, 자유로운 착용도 가능해졌다.(참고 : 하카마 미인)
이러한 역사적인 의상의 재현은 그 시대의 여성 노동자들의 삶과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게 해준다. 또한, 우리에게 현재의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기회를 제공한다. 당시의 여성들은 노동 과정에서 많은 제약과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를 극복하면서 생활했던 모습을 토미오카 제사장에서 체험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당시 삶의 모습을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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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고산(七五三): 11월 15일에 세 살의 남녀아이, 5세 남아, 7세 여아 어린이의 성장과 행복을 빌고, 신사에 참배하는 날이다. (참고: JIKEI 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