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12일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미에현(三重県)의 나바리시(名張市) 아카메마을 카시와라 지구(赤目町柏原地区)에서 단오절(端午の節句)을 맞이하여 11일에 주민들이 함께 치마키(ちまき)를 만드는 행사를 개최했다고 한다.
치마키는 일본 단오절에 먹는 음식 중 하나로, 대나무 잎에 싸서 먹는 흰색의 단 경단이다. 과거 중국의 일화로부터 유래되었으며, 치마키 또한 원래는 중국 음식이다. 중국의 초나라에서 충성심이 높지만, 음모에 시달리게 된 굴원이라는 사람이 강에 투신하였는데, 투신한 날이 5월 5일이라고 한다. 그 지역의 사람들이 굴원을 기리기 위해 매년 죽통에 쌀을 넣고 강에 던져 제물을 바쳤는데, 이것이 차츰 치마키의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하여 중국에서는 치마키가 충성심이 높은 사람의 상징이 되었다. 그래서 아이가 충성심 있게 자라길 바라며 먹이게 되었는데, 이것이 일본의 도시를 중심으로 퍼지게 된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먹고 있으며, 액막이도 겸하고 있다.
치마키를 주로 먹는 서일본 지역에서는 하얗고 쫄깃한 경단을 대나무 잎을 이용해 길쭉한 삼각형 모양으로 싼 것을 치마키라 한다. 그러나, 북일본과 동일본에서는 찹쌀, 고기, 표고버섯 등을 대나무 껍질로 싼 후에 찐, 삼각형 모양의 떡인 중국식 치마키인 오코와(おこわ)를 치마키로 여기고 있다. 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치마키가 전파되었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형태가 바뀐 것이다. 치마키는 빨강, 파랑, 노랑, 하양, 검정색의 오색실을 사용하여 묶는데, 오색실은 나무, 불, 흙, 금, 물을 의미한다. 그러나, 도시 지역과 멀리 떨어진 동일본과 북일본에는 치마키의 풍습이 잘 정착되지 않아 카시와모찌(柏餅)를 주로 먹게 되었다. 카시와모찌는 떡갈나무 잎에 싼 반타원형의 떡으로,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출처: 웨더뉴스)
이번 행사가 개최된 카시와라 지구는 과거 이가국(伊賀国)의 카시와라성(柏原城)이 위치했던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주민들은 가정에서 치마키를 만들지 않는다. 과거 이 지역에서 발생한 전쟁으로 인해 치마키를 만들면 불길한 일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믿기 때문이다. 카시와라성에서는 텐쇼(天正) 일왕이 일본을 통치하던 1587년, 텐쇼 이가의 난(天正伊賀の乱)이라는 큰 전쟁이 발발하였다. 당시 일본은 작은 나라들로 분리되어 있었는데, 일본을 통일하고자 했던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의 아들인 오다 노부카츠(織田信雄)가 무단으로 군대를 이끌고 이가국을 공격하였다. 이 전쟁으로 인해 이가국의 인구 약 9만 명 중 약 3만 명이 사망하였다. 이 전쟁을 두고 주민들은 ‘하얀 치마키가 피처럼 붉게 물들 정도로 전쟁이 일어났다’고 표현하였고, 전쟁 이후에 치마키를 만들지 않게 되었다.(출처: 이가현 관광 포털)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문화가 소멸하지는 않는다. 카시와라 지구의 상인들은 세대 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1년부터 매년 음력 단오절에 치마키를 만드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각자 가정에서 치마키를 만들면 가정에 불길한 기운이 생기지만, 모두 함께 만들면 괜찮다는 생각 때문이다. 올해도 지역의 카시와라 가쓰데 신사(柏原勝手神社)에서 행사가 개최되었으며, 주민들이 함께 지역민의 건강을 기원하였다. 이처럼 일본에는 국내 문화와 외국에서 유래된 문화가 결합된 형태가 많다. 현대에는 주로 마을 단위로 행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치마키의 형태는 일본 내 지역 문화가 달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해외여행을 하게 된다면, 다양한 역사가 깃들어 있는 치마키의 문화를 찾으러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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