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5일 도이체벨레(DW)은 최근 독일 연방범죄수사청에서 공개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제 여성 폭력 추방의 날(11월 25일)에 발표된 이 통계자료에 따르면 독일에서 2.5일마다 한 명의 여성이 친밀한 파트너에 의해 살해당하는 것으로 밝혀져, 그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친밀한 파트너에 의한 폭력은 가정 폭력이 가장 빈번하며, 성폭행, 스토킹 등 상대의 자유를 박탈하는 행태는 물론 살인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의한 폭력은 신고율이 저조하고 본인이 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암수범죄(드러나지 않은 범죄)가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가정 폭력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도이체벨레(DW)의 보도에 따르면 전체 여성의 4분의 1이 학대를 경험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외부의 도움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밝혔다.(출처 : 도이체벨레)
연방범죄수사청의 이번 발표와 관련해 독일 여성 인권 단체인 여성의 땅(Terre des Femmes)은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 범죄 실태가 매우 심각하다”면서 “이것은 한 파트너(일반적으로 남성)가 그의 파트너를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욕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페미사이드(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것)가 파트너와 헤어진 직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그녀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출처 : 도이체벨레)
독일의 한 방송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에서 상위 30개 기업 중 여성 이사가 한 명도 없는 기업이 8곳이며 정치, 문화, 미디어 등 거의 모든 사회 영역에서 여성 비율 자체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중심적인 독일 사회 구조를 보여주는 결과이다. (출처 : 한겨레)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독일에서의 여성 대상 범죄 증가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 구조에 기인한 파트너에 대한 통제 및 지배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 분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 여상살해 관측소(European Observatory on Femicide)의 공동설립자 모니카 슈뢰틀(Schröttle)은 “여성에 대한 폭력은 권력과 통제의 남용에서 기반한다”면서 “여성 대상 폭력 범죄가 감소한 스페인의 경우 성차별적 폭력을 법으로 금지한 것이 사회적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출처 : 도이체벨레)
슈뢰틀의 주장처럼 스페인과 같이 법적인 제재를 가하면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스페인은 여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문제가 심각한 국가임을 고려해 보았을 때 처벌만이 상책은 아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성차별적 사회 구조를 개선하거나 남녀 모두 ‘젠더감수성’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여러 가지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여성 대상 범죄의 증가추세에 따라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독일 정부와 경찰은 이와 관련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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