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4일 중남미 언론사 메르꼬프레스(Merco press)에 따르면, 브라질(Brasil) 정부는 뎅기열(Dengue fever)을 예방하기 위해서 내년부터 10년간 매년 볼바키아 박테리아(Wolbachia Bacteria)에 감염된 수컷 모기를 최대 50억 마리 방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81년부터 브라질은 매년 200만명 이상의 뎅기열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 기구인 ‘세계 모기 프로그램(World Mosquito Program, 이하 WMP)’은 브라질의 공공 과학 기관인 오스왈드 크루즈 재단(Oswaldo Cruz Foundation)과 협력해 내년부터 대규모 시범 모기 방역 사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출처: World Mosquito Program)
뎅기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는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되면 질병을 퍼뜨릴 위험이 훨씬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 정부는 이를 이용해 고의로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를 대량으로 방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는 불임이 되기 때문에 해당 수컷 모기와 교미한 암컷 모기가 낳은 알은 부화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모기 개체 수 자체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WMP는 콜롬비아(Colombia), 인도네시아,(Indonesia), 베트남(Vietnam) 등 일부 국가에서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를 방출하는 실험을 진행해 모두 성공했다. 특히 가장 대규모로 진행된 인도네시아 실험에서는 뎅기열 발병률을 77%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World Mosquito Program)
하지만 기피 곤충인 모기의 대규모 방사에 따른 국민의 반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WMP 관계자가 이전에 브라질의 5개 도시에서 진행한 실험 중 니테로이(Niteroi)에서는 뎅기열이 69%나 감소했지만,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에서는 38%만 감소했다. 대도시 지역에서 인근 주민들의 불만으로 모기 방사에 지장을 받은 것이 그 이유로 꼽힌다.
이에 더하여 안전성의 부재도 우려의 요소로 고려되고 있다.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를 인간의 개입으로 생태계에 방사한다면 종의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자연 생태계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태계 훼손은 장기적 복구를 통해 정상화될 수 있기 때문에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의 대규모 방사를 위해서는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확실하게 입증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수십 년 간 뎅기열 모기로 고통을 받아오던 브라질이 뎅기열을 타파하기 위한 본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의 방사는 생태계 질서를 교란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연구와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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