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1일 유럽(Europe) 언론사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스위스(Switzerland)는 수백 년 된 미라 3구를 볼리비아(Bolivia) 정부 동의 없이 갈취한 사실을 인정하고, 볼리비아로 반환했다. 미라 3구는 제네바 민족지학 박물관(Musée d’ethnographie de Genève,MEG)에서 열린 기념식을 통해 ‘문화 및 탈식민지화’ 부서 장관에게 공식적으로 반환되었다.
제네바 민족지학 박물관의 카린 아옐레 듀란트(Karin Aile Durant) 관장은 “이번 행사의 의미는 보상금이 아닌 윤리적 배상이다”라고 말하며, 행사를 주최한 이유를 밝혔다. 박물관과 언론사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번에 반환된 미라 3구는 성인 2명과 어린이 1명이다. 미라는 라파스(La Paz) 남서쪽 해발 4,020미터(m)에 위치한 고산지대인 광산 마을 코로 토로(Coro Coro) 주변 지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라 3구는 15세기 후반 이전 볼리비아에 존재했던 전통적인 장례 문화에 따라 미라화된 것으로 밝혀졌고, ‘장례식 탑’ 아래에 매장되어 있었다. 볼리비아 장관은 이 탑이 1100년에서 1400년 사이에 이 지역에서 형성된 문화인 파카 예스 데 오리젠 아이마라(Parka Yes De Origen Aimara)에서 유래했다고 밝혔다. 이 탑은 ‘철파(chullpas)’라고 불리는 대형 장례식 탑이다. 볼리비아의 전형적인 장례식 문화를 나타낸다. 높이가 수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기 때문에 도굴이 쉬워 수많은 도굴꾼과 수집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미라화된 시신과 수의는, 1893년 라파스 주재 독일(Germany) 영사였던 구스타브 페리에르(Gustave Ferrier)가 스위스 제네바의 지리학 협회로 보냈다고 한다. 구스타브 독일 영사의 동생이자 제네바 국제적십자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페데릭 파리 에르(Federic Paris Err)가 1895년 이 유물들을 제네바의 고고학 박물관에 기증했고, 6년 후 제네바의 오래된 민족지학 박물관에 소장되었다. MEG는 기록 연구를 통해 해당 유물들이 볼리비아의 소유권 이동에 대한 동의나 공식적인 허가 없이 스위스로 밀반출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3구의 미라는 섬세한 무늬로 꾸며진 나무 상자 안에 수의를 입고, 웅크린 자세로 안치되어 있다. 사비나 오렐라나 크루즈 볼리비아(Sabina Orellana Cruise Bolivia) 장관은 “오늘 우리는 우리의 뿌리와 재회했다”라고 말하며, 미라 반환의 의의를 강조했다. 또한 “다른 약소국에게 강탈한 물건과 유해를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유럽 국가들의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MEG 측은 미라를 전시할 경우 발생하는 윤리적인 문제를 고려해 행사 중에는 미라를 전시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서구에는 수 세기 전에 타국에서 약탈한 유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제네바에서 주최된 스위스-볼리비아 간의 유물 반환 행사는 과거 식민주의를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결정되었다. 스위스가 식민지 문화재를 다루는 슬기로운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갈등 상황에 있는 문화재 반환 문제의 해결책으로서 도미노 효과를 불러오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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