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일 중남미 언론사 메르코 프레스(Merco press)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보건부는 “사후 피임약”으로도 알려진 응급 호르몬 피임약을 의사의 처방전 없이 전국 모든 약국에서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결의안을 발표했다.
이 결의안은 프란치스코(Francis) 교황의 고향인 남미 국가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을 확대하고, 국내에서 공중 보건 정책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사후 피임약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칼라 비조티(Carla Vizzotti)보건 장관은 이 법안이 일부 사람들에게 “의료 서비스, 피임 용품 및 교육에 대한 접근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하여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후 피임약은 신체에 호르몬을 주입하는 알약이지만, 알약이 임신의 지속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국립 가톨릭 생명윤리 센터(National Catholic Bioethics Center)는 사후 피임약이 수정 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가톨릭 신자들은 배란을 억제할 수는 없지만, “배아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을 때는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해야 한다”며고 언급하며, 이번 결의안에 반대하고 있다.
2020년에 아르헨티나 교회는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이 법안은 국회를 순조롭게 통과했다. 로이터(Reuters) 통신은 사후 피임약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아르헨티나에 만연한 “자유화 입법”의 물결 중 하나일 뿐이라고 보도했다.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이 만들어지기 이전에도 아르헨티나의 낙태는 강간이나 산모의 건강에 임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은 지난 1월에 약국이 처방전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낙태 알약을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사후 피임약은 미국을 포함한 70개국에서 제한 없이 이용 가능하며, 남미의 많은 국가에서는 처방전 지참이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설정하고 있다. (출처: 알레테이아)
아르헨티나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 중 하나이며, 가톨릭 교회가 여전히 강력하다. 사후 피임약을 자유롭게 구매하도록 법안을 변경한 아르헨티나의 변화는 라틴 아메리카 여성들의 자기결정권과 신체 보호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아르헨티나에서 여성의 성과 자기결정권에 대한 고민과 변화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