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추모, 희생
출처: Pixabay

2025년 7월 14일 영국(United Kingdom) 언론사 더 가디언(The Guardian)에 따르면, 아일랜드(Ireland) 정부는 투엄(Tuam)에 위치한 세인트 메리 모자 요양소(St Mary’s Mother and Baby Home)에서 아동 유해의 발굴 작업에 공식 착수했다. 이곳은 약 5,000제곱미터(m²) 규모이며, 796명의 아동이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치는 2017년 아일랜드 정부 보고서를 통해 해당 부지 지하에 대규모 유해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확인된 이후 처음 진행되는 발굴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번 작업이 “존엄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과거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국가적 책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일랜드, 영국, 호주(Australia), 콜롬비아(Colombia), 스페인(Spain), 미국(USA) 출신의 고고학자, 인류학자 및 기타 법의학 전문가 등 18명으로 구성된 팀에서 진행한다. 특히 이 발굴은 유해를 수습하고, 신원을 확인한 뒤, 존엄하게 다시 매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 2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종교와 국가 기관이 혼외 출생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을 낙인찍고, 방치했던 과거를 다시 조명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 메리는 미혼 여성과 소녀들이 출산을 위해 강제로 수용됐던 시설이다. 1925년부터 1961년 사이에 796명의 아동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기록됐으며, 이들 대부분은 정식 절차 없이 부지에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란 사실은 약 10년 전 지역 역사학자인 캐서린 콜리스(Catherine Corless)가 796명의 유아의 사망 증명서를 발견하면서 처음으로 공론화됐다.  

아일랜드 정부는 앞선 2021년, 모자보호소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와 국가의 방임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당시 총리는 “국가는 교회의 역할을 묵인했고,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들이 고통을 겪었다”고 인정했다. 이번 발굴은 해당 사과 이후에 이뤄지는 구체적인 후속 조치이며, 정부는 발굴 과정과 향후 절차를 주기적으로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출처: 아이리시)

이번 발굴은 단순한 과거 청산을 넘어, 아일랜드 사회 전체가 국가와 교회, 여성과 아동의 권리, 사회적 책임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익명의 무덤에서 이름을 되찾는 이 과정은 역사 속 어두운 과거를 마주하고, 사회적 치유와 정의 실현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일랜드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진정성 있게 이어져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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