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 19일 일본 언론사 마이니치신문(每日新聞)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레드 와인의 색과 품질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대표적인 와인의 산지인 야마나시 현(山梨県)은 품종 개량과 농업 기술 개선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레드 와인의 ‘짙은 붉은빛’은 와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핵심 요소이다. 그러나 최근 5년 사이에 일본에서 수확된 적포도에서는 이러한 색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고온 다습한 여름 날씨로 포도 껍질 속 안토시아닌(anthocyanin) 합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와인의 색뿐만 아니라 맛과 향의 균형까지도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농업 문제를 넘어선다. 와인의 품질 저하가 이어질 경우, 지역 경제는 물론 전통적인 와인 문화의 지속 가능성까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야마나시현 과수시험장은 고온에서도 착색이 잘 되는 신품종 ‘소와 누아르(ソワノワール)’를 개발하고, 2025년부터 본격적인 보급을 시작했다. 조기 수확과 높은 내서성(耐暑性)을 가진 이 품종은 지구온난화의 위기 속에서도 색과 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험장 관계자는 “야마나시에서 적포도 와인을 만들 수 없다면, 전국 와인 산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신품종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일부 기업은 품종 개발 외에도 재배지를 고지대로 옮기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고지대의 서늘한 기후가 포도 품질 유지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대형 와인 회사 메르샨(メルシャン)은 2017년부터 해발 850미터(m)의 고지대 텐구자와(天狗沢) 지역에 4헥타르(ha) 규모의 포도밭을 조성해 ‘텐구자와 시라(天狗沢シラー)’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다. 이 브랜드는 지역 브랜드화에 성공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속되는 고온 현상은 일본 와인 산업뿐 아니라 농업 전반에 많은 타격을 주고 있다. 품종 개량과 재배 환경의 변화는 기후 위기가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기후 변화에 맞서는 기술이 와인의 미래를 지켜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농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속 가능한 대응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도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품질 저하 없이 일본 와인의 전통이 다음 세대에 온전히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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