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20일 도이체벨레(Deutsche Welle)에 따르면, 여성 대상의 범죄를 끝내기 위해 유럽평의회(European Council)에서 승인한 이스탄불 협약(Istanbul Convention)이 최근 급격하게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 결과, 의회 승인 이래 처음으로 터키(Turkey)에서 이 협약을 철회했다. 그리고 최근 유럽 동향을 살펴보면, 이러한 행태가 터키에서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 일각의 비판가들은 이스탄불 협약이 성별을 “사회적으로 결정된” 사항으로 분류하여 정의했기 때문에 LGBTQ(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and Queer) 교육을 증진시키고, 전통적인 가족관계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정의가 역사적으로 이어진 여성과 남성 사이의 불평등 및 여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폭력의 과도함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었다는 유럽평의회의 반박은 소용이 없었다.
유럽평의회 사무총장 다니엘 홀트겐(Daniel Höltgen)은, 도이체벨레와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협약이 여성 대상의 폭력과 가정 폭력 예방이라는 단 하나의 과업을 이루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항상 설명해 왔다”고 밝히며, “이 협약에 다른 의미는 없다” 고 덧붙였다. (출처: 도이체벨레)
이스탄불 협약은 2011년, 여성 대상의 폭력과 가정 폭력을 예방 및 퇴치하기 위한 협약으로 불리며, 이스탄불에서 체결되었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유럽평의회는 인권 증진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협약을 제시했다. 이 협약에는 성범죄 관련 교육에 투자하고, 범죄 관련 정보를 모아야 하며, 그리고 피해자를 지원해야 하는 정부의 의무가 실려있다. 이후 EU 회원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이 협약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터키 우익 정권에서 이 협약을 철회하면서, 다른 유럽 나라에서도 이 협약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발칸 조사 보고 정보원(Balkan Investigative Reporting Network)에 따르면, 폴란드(Poland)의 보수당 정부 관리들이 2015년, 이 협약을 철회하고 동성결혼과 낙태를 금지하는 조약으로 대체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헝가리(Hungary)와 불가리아(Bulgaria) 역시 이스탄불 협약과 더 거리를 두려고 한다. 2020년 헝가리는 이스탄불 협약 승인을 공식적으로 거부했고, 불가리아 헌법 재판소는 2018년에 이 협약을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슬로바키아(Slovakia) 역시 승인 과정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여성과 가정을 폭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이스탄불 협약이 일부 나라에서는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이 되고 있는 실태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특히 3명 중 1명의 여성이 신체적인 폭력을 경험했다고 설문에 답하는 유럽에서, 이 협약은 유럽 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 뿐만 아니라, 터키는 오래전부터 유럽연합 가입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인권 상황 때문에 후보국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정치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Ukrain)가 러시아(Russia)와의 전쟁 발발 이후 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유럽연합과 비유럽연합 국가들이 여성인권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지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관련 기사와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 확인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