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9일 유로뉴스에 따르면, 프랑스(France) 정부는 독신 여성이나 레즈비언에게도 체외수정 등 난임·불임 시술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3년 동성 결혼 합법화 이후 체외수정(IVF)을 레즈비언 커플이나 싱글 여성에게도 허용하고 공공의료보험 혜택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자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난임·불임 커플이 받을 수 있는 체외수정(IVF) 시술의 대상에 독신 여성이나 여성 동성애 커플을 포함하기로 한 것이 법안의 핵심이다. 체외수정(IVF, In vitro fertilization)은 난자와 정자를 각각 채취하여 몸 밖에서 인공적으로 수정하는 방법이다. IVF는 일반적으로 불임 부부의 임신 방법으로 사용된다. 불임치료나 심각한 유전질환을 가진 경우 시행하는 대표적 방법이다. (자료출처)
현행 의료법상 프랑스에서는 IVF 시술 대상을 남녀간 이성 커플에 한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가운데 레즈비언 커플과 싱글 여성에게도 IVF 시술을 허용하는 나라는 18개국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임신을 원하는 독신 여성이나 레즈비언 커플은 스페인이나 벨기에에서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여 시술을 받는 일이 많았다. 프랑스 정부는 2013년 이미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만큼 IVF 대상 확대와 공공의료보험 적용을 금지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안 통과가 의미있는 것은, 기증된 정자로 태어난 아이들이 추후 희망할 경우 정자 기증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기증된 정자로 태어난 사람이 만 18세가 됐을 경우 기증자를 알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된 것이다. 다만 정자 제공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는 정자 기증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신원을 알 수 없었다. 출산을 원하는 독신 여성, 레즈비언 여성의 권리는 물론 정자 기증 등 진보적인 시대의 흐름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된 것이다.
한편, 이번 조치에 대해 보수 정당 및 진영은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가 법안을 마련했지만 아직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상황이다. 프랑스 하원은 중도성향의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a République En Marche·LREM·전진하는 공화국)가 과반을 장악하고 있지만, 상원은 우파인 공화당이 다수당이라 정부법안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의회에서 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경우 반대가 심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일본 출신 연예인 사유리씨가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해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정자기증, 비혼모 등에 대해 아직은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한국사회에 시대적 흐름에 대한 과제를 던진 것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50년 뒤에는 한국의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등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고민되야 할 것이다. 활발한 사회 논의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무엇보다 정치계, 법조계에서 관련 제도등이 뒷받침 된다면 현 저출산과 고령화 사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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