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건축물 주택 집
출처 : unsplash

2025년 5월 17일 일본 언론사 산케이 신문(産経新聞)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침체된 오래된 주거 단지를 리모델링 해 청년층의 유입을 유도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고도 경제 성장기 조성된 대규모 공공주택들이 다시 활용되며, 단순한 주거 공급을 넘어 지역 재생의 수단으로도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고층 고급 아파트가 넘쳐 나는 시대에 오래된 대규모 주거 단지는 채광과 통풍이 뛰어난 구조와 넓은 녹지 공간, 그리고 인간적인 공동체 문화를 바탕으로 현대 도시 주거에서 잊힌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이후 재택근무가 전보다 보편화되며, 도심 외곽의 여유로운 주거 환경을 찾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비싼 보증금과 관리비, 치솟는 도심 아파트값과는 거리가 먼 ‘옛 단지’가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 현실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하나미가와 단지(花見川団地)’이다. 이곳은 현재 약 7천 세대, 1만여 명이 거주하는 대단지다. 중심부에는 주상복합 건물이 늘어서 있지만, 최근까지 공실률이 30%에 이를 정도로 침체되어 있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 UR 도시기구(UR都市機構, Urban Renaissance Agency)를 중심으로 민간 기업과 지역사회가 협력해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UR도시기구는 2022년, 지바시 내 지역 주민단체와 함께 ‘지역생활권 활성화 협정(地域生活圏の活性化に関する連携協定)’을 체결하고, ‘MUJI(無印良品, 무인양품)×UR 단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MUJI×UR団地リノベーションプロジェクト)’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MUJI가 빈집의 리노베이션(Renovation)을 맡았으며, 단지 내 유휴 공간에는 북카페, 커뮤니티 센터, 무인양품 매장을 유치해 지역 내 교류 거점을 형성했다. 청년층 유입과 상권 재생을 동시에 꾀한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고령 단지임에도, 리노베이션 주택의 입주자 중 75%가 20~40대 청년 가구라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UR 도시기구는 “내부 인테리어 수준, 합리적인 임대료, 원활한 커뮤니티 시스템 등이 청년층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단지 리노베이션 사업은 단순한 주거 환경의 개선을 넘어, 고령화·인구감소·지역 상권 침체라는 일본의 지방도시가 직면한 복합 문제를 풀어가는 하나의 방식이 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출처: 시사저널) 이런 현실 속에서 일본의 하나미가와 단지처럼 기존의 노후 주택을 이용해 청년층을 지방으로 유입시키는 방식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외형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들의 생활 방식을 반영한 설계와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계 등이 병행된다면, 지방 거주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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