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3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고노 디지털 장관(河野デジタル大臣)은 2024년 가을까지 건강보험증의 폐지를 목표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저조한 마이넘버카드(マイナンバーカード)의 보급률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전해지고 있다.
마이넘버카드란 일본에서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인식별번호 제도다. 사실상 일본판 주민번호로, 일본 국민은 물론 주민등록을 한 외국인에게도 번호가 부여된다. 내각부에 따르면, 해당 제도는 그동안 각 행정기관별로 따로 관리해오던 개인 정보를 하나의 개인식별번호를 중심으로 연계해 납세 및 사회보장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2012년부터 도입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시민단체와 야당의 반대로 수년을 표류하다가, 2015년 4월 결국 일본 참의원 심의를 통과해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2015년 10월 20일부터 개인식별번호의 배정을 알리는 통지카드가 각 가정에 송부되었다.
일본 정부가 마이넘버카드의 보급을 촉진하려는 이유는 일본의 늦어지는 디지털화에 대한 우려가 담겨있다. 일본 국민들은 현재 여러 나라에서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건들을 접하고 있다. 게다가 과거 80년대 호황을 누렸던 버블경제 시기의 붕괴로 경험한 시련, 즉 흔히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르는 시기 동안 일본 국민들은 경기침체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융권에 대한 불신과 함께 숫자에 대한 공포감이 조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마이넘버카드 보급은 2016년부터 시행되었으나, 올해 전국의 보급률은 이제 막 5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JBpress )
일본 정부는 늦어진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방안으로 마이넘버카드 보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이넘버카드를 보험증으로 등록하면 마이넘버 제도의 전용 사이트인 마이너 포털(マイナポータル)에서 지금까지의 건강 진단의 결과나 처방된 약의 정보, 의료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확정신고하는 의료비 공제액도 마이너 포털을 통해 자동 입력할 수 있다. 의료기관 등도 환자의 동의를 얻으면 건강 진단의 결과나 과거의 진료 정보 등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후생노동성(厚生労働省)은 질 높은 의료의 제공으로 이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된 일본 사회에서 노인들의 디지털카드 사용은 상당히 어렵다. 후쿠오카현(福岡県) 내에서 가장 고령화율이 높고 마이넘버카드의 보급률이 가장 낮은 히가시미네(東峰)마을은 종이 보험증 대신 마이넘버카드를 사용할 경우 고령자층에게 부담과 혼란을 주기 때문에 정책 시행이 신중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본의 디지털화에 대한 노력은 계속 되고 있지만, 그에 동반되는 사회적인 분위기나 인식은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다. 또한 디지털화를 촉진할 경우 노년층의 카드 사용이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 속에서 편리함을 보장하는 디지털화는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도 적절히 보완하면서 정책이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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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장관 : 일본 내각관방의 장으로, 국무대신에 해당한다. 내각관방을 통솔하여 여러 가지 사무를 처리하고, 내각의 중요한 결정 사항에 대해 조정을 실시한다. (출처 : Google Art &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