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확성기 여성 시위자
출처 : shutterstock

2023년 5월 22일 유럽(Europe) 언론사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스페인(Spain) 수도 마드리드(Madrid)에서 지난 2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의 문어 양식장 건설에 반대하는 동물권 보호 운동가들의 시위가 열렸다.

문어 양식장은 내년에 스페인의 다국적 수산업체인 ‘누에바 페스카노바(Nueva Pescanova)’에 의해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Canary Islands)에 개설될 예정이다. 시민단체인 ‘유로그룹 포 애니멀(Eurogroup for Animals)’은 누에바 페스카노바가 약 1,000개의 양식 수조를 갖춘 2층짜리 건물을 지을 예정이며, 매년 약 3,000톤(ton), 즉 100만 마리의 식용문어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출처: 도이체 벨레). 문어는 지중해 국가 뿐만 아니라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Asia)권에서도 즐겨 먹는 식재료 중 하나이다. 찾는 국가가 다양한 만큼, 누에바 페스카노바는 식용문어를 대량으로 키워 각국에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누에바 페스카노바의 양식법이 문어의 습성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윤리적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문어는 3살 아이에 준하는 고지능 생물이며, 지각능력을 가졌다. 더불어 문어는 어두운 곳에서 홀로 생활하는 생물인데, 누에바 페스카노바의 양식장에선 불을 밝힌 수조 하나에서 여러 마리가 갇혀 지내야 한다. 잇따라 공개된 도살 방법 역시 지나치게 잔혹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바로 문어를 영하 3도의 얼음물에 넣어 서서히 목숨을 잃게 하는 방식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동물권 보호 운동가들은 “얼음으로 문어를 죽이는 것은 오랜 시간 고통을 주기 때문에 절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동물보호단체 대변인 제이미 포사다(Jaime Posada)는 “호랑이를 좁은 우리에 함께 가두는 것과 유사하다”며, “문어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은 물론, 높은 지능과 능숙함으로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누에바 페스카노바 측은 양식장에서 자란 문어는 야생의 문어와 다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간이 문어를 집중적으로 양식한 적은 없다. 문어 양식법에 대한 연구는 수십 년 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문어의 생태 환경이 워낙 까다로워 마땅한 양식법을 개발하기는 어려웠던 탓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인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업체를 제재할 방법이 마땅히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시위대의 지적에 회사의 책임자인 로베르토 로메로(Roberto Romero)는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내에서는 동물 복지 조건을 존중하지 않고는 어떤 종도 기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미 많은 가축들이 제대로 몸도 움직이지 못하는 폐쇄적인 사육장에서 길러지고 있다. 동물보호의 관점에서 이는 명백히 동물 윤리에 위배되는 행위이다. 특히 기존에 상업적으로 양식된 적이 없는 문어를 대규모로 양식장에 넣었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감시와 보호가 필요하고, 이번 논란을 통해 문어 양식의 허용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실시하고, 이에 기초하여 관련 법안이 제정되어야 할 것이다.

관련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 확인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 확인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