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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5일 유로뉴스에 따르면, 벨기에 법원은 스페인 왕실 모욕혐의로 기소된 뒤 벨기에로 도주한 스페인 래퍼 조셉 미켈 아레나스(Josep Miquel Arenas, 이하 발토닉)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본국 송환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발토닉은 테러단체를 찬양하는 가사를 쓰고 스페인 왕실을 모욕한 혐의로 스페인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받고 2018년 벨기에로 도주했다. 벨기에 법원은 9월 15일 판결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 문제에 대한 벨기에 헌법재판소의 의견 제출이 연기되면서 12월 3일 발토닉의 송환과 관련한 최종 판결을 내린다.

‘범죄인 인도조약’이란 외국에서 그 국가의 형법 내지 기타의 형사법규를 위반한 범죄인이 자국 내로 도망해온 경우, 그 외국의 청구에 응하여 이를 체포하여 인도할 것을 약속하는 조약을 말한다. 스페인과 벨기에의 경우 1957년 12월 13일 파리에서 채택된 유렵평의회 조항에 따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다. 국가간의 조속한 범죄해결과 협력을 위한 범죄인인도는 필수적이다. 다만 벨기에 법원의 이번 판결은 범죄인 인도조약이 각 나라의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 사회를 표방하는 21세기에 ‘왕’이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왕실에 대한 모독이 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왕실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자국민을 본국으로 송환해 처벌하겠다는 스페인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이를 보류하고 있는 벨기에는 공교롭게도 모두 왕실이 있는 국가다. 오늘날 세계 각국의 왕실은 모범과 선행을 보여 국민통합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잦은 일탈과 범죄행위로 구설수에 휘말리며 스스로 왕실의 명예를 깎아내리기도 한다. 권위의 사전적 의미로는 1)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2)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 이 있다. 세계의 왕실이 그들 스스로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모범과 선행을 바탕으로 국민들로 하여금 존경받는 집단이 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해 보인다.

한편 세계에서 왕실 모독죄가 있는 국가는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터키, 스페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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