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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9일 일본 언론사 마이니치 신문(毎日新聞)에 따르면, 마쓰야마시(松山市)의 「국제 어린이 식당(国際子ども食堂)」의 운영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한다. 2022년 말에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해 온 현지의 부동산 회사가 2023년 4월까지 철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회사는 식당이 있던 장소를 새로운 지역공헌 활동의 장소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국제 어린이 식당의 대표인 야마세 마리에(山瀬麻里絵代表)씨는 새로운 식당 장소를 탐색하여 20곳 이상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어린이 식당은 빈곤 가정 내 자녀의 결식이나 혼자 밥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사를 지원하는 지역공헌 활동의 일종이다. 전국어린이식당지원센터 ‘무스비에(むすびえ)’가 실시한 전국적인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일본 전국에 5086개의 어린이 식당이 운영 중이다. 매년 1000개 이상씩 증가하고 있고, 코로나 19(covid-19)의 확산에도 식당 운영은 활발히 이루어졌다. 어린이 식당은 당초 결식아동이나 빈곤층 아동을 돕는다는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노인, 장애인, 지역 전체 주민 등으로 이용대상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저녁 시간을 이용해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식사를 즐기면서 자유롭게 어울리는 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출처: 복지타임즈)

특히 국제 어린이 식당은 외국인이 자국의 요리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식당이다. 대표를 맡고 있는 야마세 씨는 해외에서의 난민 지원 활동과 수도권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생활지원 활동에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코로나에 따른 외출 제한으로 고립되기 쉬운 유학생들과 부모가 생계로 바빠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아이들은 일본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요리를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류를 통해 외국인과의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유학생들은 자신이 만든 요리에 대한 사례비를 받기 때문에 생활비를 충당할 수도 있다. 나아가 언어, 문화, 종교, 국적 등 보이지 않는 벽이 있어도 같은 지역사회의 동료로서 유대를 쌓을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이처럼 어린이 식당은 지역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헌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운영자와 참여자도 사람들과 어울리며 삶의 보람을 느끼거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지역복지를 실천하는 공간으로 어린이 식당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본 후생노동성(厚生労働省)이 발표한 2016년 국민생활기초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아동 빈곤률은 13.9%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 7명 중 1명이 빈곤 상태임을 뜻하며, 한국보다는 두 배 가량 높다. (출처: 연합뉴스) 일본의 빈곤률을 고려할 때, 어린이 식당 혹은 국제 어린이 식당이 지역복지를 달성하는 주요 공간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위기에 처한 국제 어린이 식당이 지자체 혹은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다시 운영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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