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시위대,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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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15일 France 24에 따르면, 파키스탄(Pakistan) 주재 프랑스(France) 대사관은 파키스탄의 반(反)프랑스 시위가 격화되자 프랑스 국민과 기업들에게 일시적으로 파키스탄을 떠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파키스탄 전역으로 퍼진 시위와 파키스탄과 프랑스 간의 이해관계 상충 문제가 반영되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시위는 이슬람 극우 정당 테흐리크-에-라바이크 파키스탄(Tehreek-e-Labaik Pakistan; TLP)이 프랑스 대사의 추방과 프랑스산 제품 불매를 촉구하면서 과열되었다. 또한 TLP의 지도자인 사드 리즈비(Saad Rizvi)가 체포되기 전 정당 지지자들에게 시위 참가를 독려함에 따라 최근 파키스탄 전국 곳곳으로 시위가 더욱 확산되었다. 사드 리즈비가 체포된 후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여러 충돌이 발생하여 경찰은 이를 막기 위해 물대포, 최루탄, 고무탄 등을 동원해 해산에 나섰으나 이 과정에서 경찰 2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 명의 시위자가 부상을 입었다.

파키스탄이 반프랑스 정서를 품게 된 이유는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가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Muhammad)의 만평을 게재한 것에서 비롯했다. 이슬람교는 무함마드를 그림이나 동상 등으로 표현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샤를리 에브도는 이를 무시한 채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풍자만화를 게재하였다. 이를 계기로 2015년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 테러리스트들이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 침입하여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목숨을 잃은 테러 사건이 발생했고, 지난해 10월 수업에서 표현의 자유를 설명하기 위해 만평을 보여준 중학교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해 참수된 채 발견되어 프랑스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이뿐만이 아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크고 작은 테러 공격에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l Macron) 대통령은 “이슬람교가 위기에 빠졌다고 평가하며, 해당 만평에 대해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하고 이를 옹호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으로 터키,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레바논 등 이슬람권 국가에서 반프랑스 기류가 감돌게 되었고 그 결과 크고 작은 시위가 벌어졌다.

마크롱 대통령의 ‘표현의 자유’ 발언은 프랑스와 이슬람의 대립을 심화시켰다. 신성모독 권리를 지지한 것은 보수적인 파키스탄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여겨지며 파키스탄 형법상 최대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똘레랑스(tolérance)로 대표되는 나라 프랑스에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약 600만 명의 무슬림(Muslim)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똘레랑스라는 개념이 무색하게 프랑스에서 무슬림들은 경제·사회적 약자로 주류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겉으로는 프랑스가 무슬림을 포용하고, 그들이 주류 사회에 융합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또한, 프랑스는 정교분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프랑스 내 무슬림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이 갈등은 프랑스 내 무슬림을 넘어 서아시아 이슬람권 국가와 중동까지 퍼졌다. 반프랑스 시위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무슬림들과 프랑스 사회의 갈등은 해결될 여지가 보이기는커녕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슬람포비아(Islamophobia)1)와 방리유(Banlieue)2) 등 프랑스 사회는 이슬람과 관련한 여러 사회적 현안에 직면하고 있다. 치솟는 반프랑스, 반이슬람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을 비롯해 반프랑스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국가와 프랑스가 화합의 장을 마련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어 여전히 남아있는 갈등의 불씨가 사그라들 수 있을지 양국 입장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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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슬람포비아(Islamophobia): ‘이슬람(islam)’과 싫어한다는 뜻의 ‘포비아(phobia)’가 합쳐진 말로, 이슬람 국가와 이슬람교에 대해 공포를 느끼거나 혐오하는 현상을 뜻한다. (출처: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2)방리유(Banlieue): 방리유는 프랑스에서 대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교외 지역을 가리키는 용어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북아프리카와 아랍지역에서 외국인 노동력을 대거 받아들이면서 방리유에 집단거주지를 형성하였다. 1970년대 이후 발생한 경기침체로 방리유는 실직한 이주노동자들이 늘어나게 되어 빈민 지대로 전락하게 되었다. 프랑스인임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출신의 부모를 두고 있고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누려야 할 국민의 권리를 인정하지 받지 못하고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되면서 교육이나 취업에서 차별을 받는다. (출처: 네이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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