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헝가리, 부다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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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5일 Deutsche Welle에 따르면, 헝가리(Hungary) 부다페스트(Budapest)에서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서 헝가리 정부가 추진한 중국 푸단(復旦)대학교 캠퍼스 설립 반대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애초 제기되었던 우려가 현실이 되자 시위대는 거세게 반발하며 반중(反中)을 외쳤다.

지난 4월, 헝가리와 중국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 5만㎡ 규모의 푸단대학교 캠퍼스를 설립하기로 협약하였다. 2024년까지 캠퍼스를 건립하여 6천여 명의 학생과 500명의 교수진으로 기존 헝가리 대학들 보다 큰 규모로 개교할 계획이며 유럽 최초의 중국 대학이 될 예정이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건설 비용 15억 유로(한화 약 2조 309억 원) 중 13억 유로(한화 약 1조 7,601억 원)를 중국에서 대출받고, 중국 건설업체가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60% 이상의 헝가리 국민이 이에 대해 크게 반발하자 정부가 추진했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캠퍼스 설립을 향해 반대 여론이 크게 일고 있는 이유는 푸단대학교 캠퍼스로 인해 헝가리가 중국 체제의 선전 무대가 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과거 공산국가였던 헝가리는 1989년 사회주의 체제를 포기하고 체제 전환을 이룬 만큼 중국의 반민주주의적 행동과 탄압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건설비용이 2019년 헝가리 고등교육 예산 총액보다도 많은 점과 캠퍼스 부지가 헝가리 지방 출신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을 위한 저렴한 주택을 조성하기로 했던 곳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헝가리 국민들은 친중 노선을 걷는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를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오르반(Orban) 총리는 푸단 대학 캠퍼스가 부다페스트를 수준 높은 교육의 중심지로 만들고 헝가리 대학들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그 기대가 무색하게 시위 참가자는 “중국과 봉건적 관계 강화에 반대한다”며 예산에 대해서도 “중국 대학 설립이 아닌 헝가리 대학을 개선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또한 시위에서는 중국의 인권탄압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특히 게르겔리 카라소니(Gergely Karacsony) 부다페스트 시장은 오르반 총리의 캠퍼스 유치 강행에 맞서 캠퍼스가 들어설 페렌츠바로시(Ferencvárosi) 지역의 4개 길 이름을 ‘자유 홍콩길’(Free Hong Kong Road), ‘달라이 라마길’(Dalai Lama Road), ‘위구르 순교자길'(Uyghur Martyrs Road), ‘셰스광 주교길'(Bishop Xie Shiguang Road)로 바꾸며 반대 의사를 강력히 전달하였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푸단대학교 캠퍼스 설립이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헝가리를 비롯해 유럽에서는 반중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중국 정부가 설립한 교육기관인 공자학원은 지난 2004년 서울에 처음 설립한 후 세계 곳곳에 설립되었다. 하지만 유럽 국가는 설립 취지와 달리 중국 체제 선전에 악용되고 있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퇴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보아 유럽의 반중 기류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캠퍼스 설립을 둘러싼 문제 역시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헝가리 정부가 캠퍼스 설립을 위해 여론을 무시한 채 강행한다면 헝가리 국민 사이에 커다란 분노를 불러일으킬 것은 물론 반중 정서가 일고 있는 유럽에 상당한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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