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대출 돈
이미지 출처: Pixabay

2021년 7월 19일 NBC 뉴스에 따르면 미시간(Michigan) 주 디트로이트(Detroit) 시에 위치한 장벽이 백인과 흑인 사이의 ‘자산 장벽’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버우드 장벽(Birwood Wall)으로 알려진 약 800미터 길이의 이 장벽은 1941년, 백인과 흑인을 거주지를 분리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과거 동쪽 방면은 흑인들의 거주지로, 서쪽은 백인들의 지역으로 지정하며 백인 거주지에 흑인들의 출입을 금지했다.

왜 이 장벽이 지어진 것일까. 그 이유는 1930년대 발생한 대공황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경제적 혼란 상태였던 대공황 당시 주택 건설이 진행되지 않자 실업자가 된 많은 백인 중산층 가정과 서민층 가정들이 집을 잃게 되었다. 연방정부는 이 상황을 유권자 지지를 얻을 기회로 보았고 백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택정책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1933년, 연방정부는 미국 내 주택 재고를 늘리기 위해 유색인종을 제외한 중산층과 서민층을 대상으로 교외 지역 주택 프로젝트를 시행하였고, 1934년 연방 주택 관리청(Federal Housing Administration[FHA])이 설립되었다. 연방 주택 관리청은 백인을 중심으로 시행한 프로젝트 외에도 흑인 거주지와 그 근처의 주택 담보대출에 대한 보장을 거부함으로써 백인과 흑인 간의 거주지 분리 노력을 더욱 강화하였다.

거주지 분리 정책의 중심적인 활동은 특정 경계 지역을 지정하는 것이다. “레드라이닝(Redlining)”으로 알려진 이 특정 경계 지역은 연방정부가 전국의 모든 대도시 지역을 다양한 색상 코드로 분류하는 정책이다. 이 색상 코드는 어느 지역이 은행·보험 회사에 의한 담보 융자·보험 보증이 안전한지 명시하였으며 흑인들이 사는 곳을 담보 대출 위험 지역인 빨간색으로 나타내었다. 빨간색으로 나타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보증이 되지 않아 대출을 못 받게 되는 것이다.

연방 주택 관리청은 또한 분리주의 정책(Underwriting Manual)을 수립하여 백인과 흑인은 양립할 수 없는 인종 집단임을 명시하여 백인과 흑인이 같은 지역 사회 내에 사는 것을 금지하였다. 이로 인하여 1940년대부터 60년대까지 연방 주택 관리청에 의해 흑인 가정들은 교외 주택 구매가 금지되었고 이후 흑인과 백인 사이 ‘자산 장벽’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1968년이 되어서야 흑인들도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 공정 주택법(Fair Housing Act) 제정되었다. 하지만 1940년 후반과 1950년대 주택들이 국가 중간 소득의 두 배에 팔려 주택 담보대출로 집을 구매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공정 주택법 제정 후 주택값이 국가 중간 소득의 6~8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상승하여 주택 구매 금액이 대출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리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공정 주택법의 의미가 퇴색되었던 것이다.

1940~50년대 이미 주택을 구매한 백인 가정들은 주택자산을 기반으로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거나 노년에 자녀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재산도 물려줄 수 있는 상황인 반면 주택 구매가 금지되었던 흑인 가정들은 주택자산의 부재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하게 되며 현재 미국 내 흑인과 백인 사이 자산 장벽을 형성한 것이다. (출처: 법의 색, The Color of Law: A Forgotten History of How Our Government Segregated America)

버우드 장벽은 경제적 분리의 결과인 자산 장벽을 초래하였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최근 버우드 장벽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흑인과 백인, 두 인종을 통합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가져왔다. 디트로이트 지역 예술가들은 버우드 장벽에 로즈 파크스(Rose Parks)1와 해리엇 터브만(Harriet Tubman)2과 같은 민권 아이콘의 이미지를 포함한 벽화를 그리며 인종차별의 상황을 표현하였다. 인종차별을 상징하였던 이 벽은 벽화를 중심으로 인종차별의 역사적 교육을 제공하며 매년 티셔츠와 팔찌와 같은 기념품 배포 및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지역 주민들의 화합을 실천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디트로이트 시는 버우드 장벽의 역사를 설명하는 명판을 설치하고 국립 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에 등록해 더욱 많은 사람이 이 장벽에 담긴 이야기를 알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비록 인종차별로 시작돼 자산 장벽이라는 결과를 만들었지만, 교육적인 의도로 탈바꿈해 지역의 역사를 보존하는 것은 앞으로 미국 사회가 인종차별이라는 주제를 마주하여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비추어진다.

관련 기사는 다음의 기사확인 링크를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기사확인.

1로즈 팍스(Rose Parks): “시민권 운동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로즈 팍스는 앨라배마(Alabama) 주 몽고메리(Montgomery)에 있는 흑인은 백인에게 버스 좌석을 양보해야 하는 앨라배마 법을 반대하며 버스 탑승 당시 백인에게 좌석을 양보하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미국 내 인종 평등을 위한 투쟁에 활기를 불어넣은 인물이다.

2해리엇 터브먼(Harriet Tubman): 검은 모세’라고 불린 터브먼은 여성과 흑인의 자유와 평등을 주장하며 미국 흑인의 역사에 획을 그은 인물이며 현재 미국의 20달러 지폐에 교체될 인물로 선정되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