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강의실 대학생 교수
출처 : Pixabay

2025년 6월 10일 중국 언론사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财经日报)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에서 ‘제4세대 대학’이라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고등교육기관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설립했으며, 기존 대학과 달리 자율성과 실용성을 중시한 교육 모델을 도입했다. 특히 첨단 과학기술 연구를 핵심으로 삼고, 산업 현장과 긴밀하게 연계된 교육과 연구를 통해 실용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목표를 표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남방과학기술대학교(南方科技大学), 상하이과학기술대학교(上海科技大学), 서호대학교(西湖大学), 선전기술대학교(深圳技术大学), 복요과학기술대학교(福耀科技大学) 등이 있다. 대부분 최근 10년 이내에 설립된 이들 대학은 해외 명문대 출신의 젊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교수진을 꾸려 글로벌 감각과 연구 역량을 갖췄다. 서호대는 중국과학원(中国科学院) 소속의 학자들이 주도해 설립했고, 박사과정 신입생 중 60% 이상이 해외 명문대 출신일 만큼 국제적 위상을 갖췄다. 복요과기대는 복요그룹(福耀集团) 창업주 차오더왕(曹德旺)의 지원으로 설립됐으며, 개교 첫해에만 8억 위안(한화 약 1,520억 원)이 투입됐다. 이 대학은 정부의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상하이과기대는 2024년 졸업생의 84.3%가 국내외 명문대로 진학했으며, 남방과기대는 졸업생의 10% 이상이 세계 100대 대학에 진학하는 등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성과 면에서 기존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중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대상 대학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선전시 교육국은 남방과기대와 선전기술대 등에 특별 지원 계획을 수립했으며, 상하이시 역시 상하이과기대에 특화된 교육 혁신 예산을 배정했다. 이는 산업화 수준, 기술 수요, 재정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이는 대학 설립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정부, 산업, 연구 간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제4세대 대학’의 등장은 중국이 과학기술 중심으로 산업 구조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민간 자본, 정부, 연구기관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이 새로운 대학 모델은 한국 고등교육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산업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자율성과 유연성을 갖춘 교육 체제를 구축하려는 노력은 전통적 체제에 머물러 있는 한국 고등교육에 과제를 던지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실험은 대학을 단순한 지식 전달 기관이 아닌 국가 전략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재정의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제4세대 대학’의 등장이 한국 고등교육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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