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2일 중국 언론사 중국경제망(中国经济网)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혼인율이 소득 수준에 따라 양극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경제망 소속 우장민(武江民) 기자는 연구를 통해 일부 농촌 지역에서 *예물(礼物)을 포함한 결혼에 소요되는 종합 비용이 증가했으며, 일부 남성은 결혼 비용으로 수백만 위안(元)을 지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물을 포함한 결혼 비용이 필요 이상으로 치솟아 예절과 관습이라는 본래 의미는 점점 흐려지고, 예비부부들의 불안을 가중시켜 ‘결혼 공포’ 혹은 ‘비혼’ 등의 사회 문제를 촉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경제망과 인터뷰를 진행한 랴오닝성(辽宁省) 선양시(沈阳市)의 타이안현(泰安县)에 거주 중인 32세 류후이(刘辉, 가명)씨는, 지난해 예물 비용 문제 때문에 결혼을 준비 중이었던 여성과 작별했다고 한다. 그가 준비한 예물은 15만 위안(한화 약 2,800만원), 그리고 타이안현에 마련한 집과 자동차 계약금은 30만 위안(한화 약 5,700만원)이었다. 이와 함께 상대 여성은 류후이 씨와 함께 작은 점포를 장만하고 싶어 했으나, 류후이 씨에게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류후이 씨의 고향인 랴오닝성 안산시 타이안현에서는 예물 비용이 10년 만에 5만~8만 위안(한화 약 1,500만원)에서 약 15만 위안으로 늘어났다. 류후이 씨는 요즈음 농촌 남성이 결혼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집, 자동차, ‘네 개의 금(금 반지, 금 귀걸이, 금 팔찌, 금 목걸이)’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가족은 결혼을 위해 빚을 지고 있다. 한 사람이 결혼하면 온 가족이 돈을 빌리게 된다”라고 토로했다. 우한대학교(武汉大学) 중국농촌관리연구센터(中国乡村治理研究中心)의 연구팀은 전국 14개 성 33개 현의 결혼 사례를 1년 동안 조사한 결과, 전국적으로 예물 비용이 10년 넘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21년의 평균 예물 비용은 약 14만 위안(약 2,700만원)이었다.
중국농촌거버넌스연구센터의 연구원이자, 우한대학교 사회과학원(社会学院)의 부교수인 왕더푸(王德福)는 예단 비용이 끝없이 치솟는 세 가지 주요 요인으로 ‘도시화, 비교심리, 그리고 성비 불균형’을 지적했다.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농촌 신세대가 일반적으로 시골이 아닌 도시에 살기를 희망하면서 도시 정착과 결혼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한 번에 완수하기 위해 예물 비용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장시(江西), 복건(富建), 절강(浙江), 장쑤(江蘇) 등 농촌 지역에서는 출생 시 성비가 불균형하고, 마을에 많이 남아 있는 남자 독신자들이 결혼을 위해 경쟁하는 것도 예물 비용을 증가시키는 이유가 되었다. 실제로, 중국 북동부의 한 마을의 이장은 중국경제망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마을에 남아있는 청년 10명 중 절반이 독신이고 비슷한 나이대의 여성을 거의 만나지 못한다”는 상황을 전했다. 2021년 장시성(江西省) 잉탄시(鹰潭市)에서는 28만 8000위안(한화 약 5,400만원)의 예물 비용을 준비한 남성이 38만 8000위안(한화 약 7,000만원)의 약혼 선물을 준비한 남성에 밀려 여성과의 소개팅이 무산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장기적으로 형성된 사회적 관습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특정한 정책으로는 바꾸기 어렵다. 많은 농민들이 고가의 예물 비용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전통을 따르며 약혼자를 구하거나 예물을 바치는 일을 삶의 과업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의 예물 비용은 결혼 비용에 대한 사회의 불안을 반영하는 것이다. 끝없이 치솟는 결혼 비용을 줄이고, 농촌 지역의 결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가 하루빨리 자리잡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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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물: 신랑 신부가 결혼을 기념하고,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 교환하는 돈이나 물건이다.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