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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플리커

2024년 12월 29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신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에조미쿠지(えぞみく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신사에는 학업, 연애, 여행, 취업 등 다양한 운세를 점칠 수 있는 ‘오미쿠지(おみくじ)’문화가 있다. 오미쿠지는 접힌 오미쿠지 종이 한 장을 직접 뽑거나, 막대가 들어있는 통을 흔들어 나오는 막대의 번호에 해당하는 운세 종이를 뽑아 점을 치는 전통 문화다. 이때 나오는 운세는 신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운세가 좋다고 하는 대길(大吉)부터 가장 나쁜 흉(凶)까지 여섯 가지 차례가 있다. 뽑은 종이는 신사에 마련된 줄에 묶거나, 가져갈 수 있다. 오미쿠지의 결과는 신이 점지해 준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면 신의 뜻을 가까이하기 위해 지니고 다닌다. 반면, 나쁜 결과가 나오면 신사에 묶어두고 좋은 기운을 기원한다. (참고: 신사본청)

최근 홋카이도의 일부 신사에서는 이 오미쿠지 문화를 지역 특색에 맞추어 선보이는 ‘에조미쿠지’를 만날 수 있다. 에조미쿠지는 홋카이도 지역의 특산품을 모티브로 한 엔기모노(縁起物)의 일종이다. 엔기모노는 길조를 바라는 물건이며, 주로 신사나 절에서 판매한다. 엔기모노 중에서도 에조미쿠지는 틀에 종이를 여러 겹 붙이고 말린 뒤 떼어내 만든 인형인 하리코(張り子)에 해당한다. 즉, 홋카이도 지역의 특산품을 모티브로 한 종이 인형이다. (참고: 타비네코 잡화점)

에조미쿠지는 2016년, 코토히라 신사(金刀比羅神社)의 마에다 미노루(宮司前田穣)씨가 신사가 있는 네무로시(根室)의 특산품인 꽁치(サンマ)를 오미쿠지 문화와 접목하여 탄생하였다. 꽁치 모양의 종이 인형인 하리코를 만들고, 오미쿠지 종이를 함께 포장하여 신사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홋카이도의 다른 신사에서도 에조미쿠지를 도입하였고, 현재 2024년까지 15개의 신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에조미쿠지는 판매 방법도 독특하다. 새의 모이 속에 파묻힌 농산품 에조미쿠지를 삽으로 찾아내거나, 해산물 에조미쿠지를 낚싯대로 낚아 올릴 수 있어 운세뿐만 아니라, 해당 특산품을 직접 수확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에조미쿠지는 오징어, 게, 쌀가마, 양파, 옥수수, 연어, 감자, 굴 등 홋카이도의 다양한 특산품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홋카이도 내의 신사에서만 판매하면서도 서로 특산품이 겹치지 않도록 지역 분배에도 힘쓰고 있다. 특산품 홍보뿐만 아니라, 지역 내 관광 산업도 함께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에조미쿠지를 모두 모으기 위해 홋카이도 여행을 즐기는 관광객도 증가하고 있다. (참고: 우라호로 신사)

에조미쿠지는 기존의 전통에 특산물 홍보를 접목하고, 지역 관광 활성화까지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 홍보물이다. 지금은 홋카이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신생 문화이지만,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판매되어 지역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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