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월 25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일본 교토시(京都市) 가미교구(上京区)에 위치한 기타노텐만구(北野天満宮) 신사에서 내년 새해 행사를 위한 준비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기타노텐만구는 학문을 관장하는 신으로 알려진 스가와라노 미치자네(菅原道真)를 모시는 신사이다. 해당 신을 모시는 텐만구 신사는 일본 전국에 약 1만 2,000곳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기타노텐만구는 총본사이다. 일본 국보(国宝)를 비롯하여 각종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으며, 학문을 비롯하여 입시, 예능, 액땜 등 폭넓은 분야를 관장한다고 알려져 매년 전국에서 수많은 방문객이 방문하고 있다. (참고: 기타노텐만구)
기타노텐만구를 비롯하여 일본 전국의 텐만구는 매화의 명소로도 유명하다. 스가와라노 미치자네가 매화를 가장 좋아했다고 전해져 내려오기 때문이다. 기타노텐만구의 매화원(梅苑)에는 50종의 매화나무 약 1,500그루가 심어져 있으며, 매년 2월부터 3월까지 매화가 만개한다.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지난 2022년에는 교토의 아름다운 정원을 일컫는 ‘설원화의 삼정원(雪月花の三庭苑)’ 중 하나인 꽃의 정원(花の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약 900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매화제(梅花祭)도 매년 2월 25일에 열린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각)부터 매화원에서 매실 수확이 시작되었다. 기타노텐만구에는 연말부터 새해에만 만날 수 있는 ‘오오후쿠우메(大福梅)’라는 엔기모노(縁起物)가 있다. 엔기모노는 신사나 절에서 판매하는 길조를 바라는 물건이다. 기타노텐만구의 신성한 기운을 받아 매화원에서 수확된 매실은 예로부터 학업 성취와 입시, 액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행운을 불러오는 과실로 여겨졌다. 이 매실을 장아찌로 담아 말린 것이 오오후쿠우메이다. 951년 무라카미 일왕(村上天皇)이 지배하던 시기에 일본 전역에 큰 유행병이 돌았었다. 그때 오오후쿠우메를 우린 매실차를 마신 후 역병을 이겨내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면서 매년 새해에 기타노텐만구의 오오후쿠우메로 차를 우려 마시면, 역병을 이겨내고 장수와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여겨져 오고 있다.
오오후쿠우메는 매년 연말부터 새해까지만 판매되지만, 일본 전국에서 큰 인기를 끌어 매년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매진된다. 이 때문에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수확에서도 무려 약 2천 톤(t)의 매실이 수확될 예정이다. 수확된 매실은 소금에 절인 후 장마가 끝난 7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햇빛에 말린 뒤, 다시 소금에 절여 12월 중순부터 엔기모노로 공개될 예정이다.
기타노텐만구의 매실 수확은 이듬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기 위한 준비 중 하나이다.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토속 신앙과 전통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지금도 이어져 오면서 일본만의 특색을 보여준다. 새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던 조상의 풍습이 현대 사회에서도 오랫동안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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