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7일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도치기현(栃木県)은 4월 1일부터 자전거 탑승 시, 헬멧 착용과 점검 및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자전거 조례(自転車条例)’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자전거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자전거 이용자가 많다. 자동차 주차장이 없는 맨션이나 아파트가 많으며, 있더라도 매월 따로 이용요금을 내야 하는 등 자동차의 유지와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초중고교생의 등·하교 뿐만 아니라 회사원들도 자전거를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자전거 이용자가 많아 안전에 대비하는 법과 제도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이달부터 도치기현이 시행하는 ‘자전거 조례’는 어린이부터 고령자까지 이용하고 있는 자전거의 안전한 이용을 위한 대책이다. 도치기현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매년 약 1,066건의 자전거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현 내의 교통사고에서 무려 27%나 차지하며, 사고 유발자는 고등학생과 고령자가 절반 가까이 된다. (출처: 도치기현 사이트)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치기현에서는 자전거 조례를 시행하게 되었다. 자전거 조례의 공식적인 이름은 ‘자전거의 안전하고 적정한 이용 등의 촉진에 관한 조례(自転車の安全で適正な利用等の促進に関する条例)’로, 자전거 교통사고의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제정되었다. 승차용 헬멧 착용, 자전거의 점점 및 정비, 자전거 손해 배상 책임 보험 가입을 의무화한다. 승차용 헬멧 착용과 자전거 점검 및 정비 의무화는 4월 1일부터 시작되었지만, 자전거 보험 가입은 가입 기간을 고려하여 7월 1일부터 시작된다.
2020년 일본 경찰청(警察庁)의 발표에 따르면, 자전거 교통사고에서 헬멧을 착용한 이용자보다, 착용하지 않은 이용자의 치사율이 무려 3배나 된다고 한다. (출처: 경찰청 사이트) 따라서, 자전거 교통사고에서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차용 헬멧 착용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자전거는 사용과 시간의 경과에 따라 소모되는 일종의 소모품이다. 고장이 났거나, 불량한 상태의 자전거 이용은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자전거의 수시 점검과 정비도 필수적이다.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타이어의 공기는 적당한지, 라이트가 잘 켜지는지 등의 점검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전거를 이용하다 사고가 났을 시, 피해자에게 막대한 치료비를 보상해야 하므로, 피해자의 치료와 관련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전거 조례’에서 가입하도록 규정한 자전거 보험은 피해자에 대한 보상 규정이 포함되어 있으면, 어떠한 회사의 보험이든 허용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보상액과 자전거 이용자의 부상에 대응하는 규정은 마련되지 않아 아쉽다.
일본에서는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항 제11호의 2(道路交通法第2条第1項第11号の2)’에 따라 자전거를 ‘경차’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에서 자전거에 전동 자전거는 포함되지만, 휠체어, 킥보드 등은 포함하지 않는다. 자전거 이용자는 일반적인 자동차 이용자와 같이 도로의 교통표지판 및 신호를 준수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시 벌금이 부과된다. 또한, 브레이크의 정지거리는 시속 10km에서 3m 내로 규정되어 있고, 전조등은 전방 10m에서 확인이 가능해야 하는 등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 (출처: 경찰청 사이트)
이처럼, 일본에서는 자전거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다양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국토교통성(国土交通省)에 따르면, 이미 2021년을 기준으로 23개의 현(県)과 10개의 시(市) 단위 지자체에서 자전거 손해배상 책임 보험 가입(「自転車損害賠償責任保険等への加入)을 의무로 하고 있다고 한다. (출처: 국토교통성 사이트) 하지만, 한국에서는 자전거 이용자들이 준수해야 할 교통규칙의 제정이 아직 미흡하다. 우리도 자전거 이용자 뿐만 아니라 보행자까지도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법적으로 세심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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