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5일 요미우리 신문(読売新聞)에 따르면, 도치기현(栃木県)은 여성에게 치우쳐 있던 가사 분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1월 22일을 ‘함께 가사하는 날(とも家事の日)’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가족 구성원이 함께 적극적으로 가사를 분담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가사 지침도 제공한다.
‘함께 가사하는 날’이 제정된 배경에는 일본의 저출산 문제 해결이 있다. 심각한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도치기현은 지난 8월 ‘도치기 저출산 대책 긴급 프로젝트(とちぎ少子化対策緊急プロジェクト)’를 정리해 공표했다. 남성이 적극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지원금을 마련하여 여성도 일과 가정의 균형을 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더불어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남녀 간의 인식적 전환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언급되기도 했다.
일본에서 부부가 함께 분담하여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지는 10년도 채 되지 않았다. 남편이 경제활동을, 그리고 여성이 보이지 않는 가사와 육아노동을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점차 남편이 아내의 가사를 “돕는다” 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차츰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가사분담은 한쪽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도 자리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집안일을 정확한 기준에 맞추어 분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여성이 집안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인식하는 기성세대 밑에서 자란 현재 젊은 아빠들은 가정의 존속에 필요한 가사일의 종류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효고현은 가사분담의 이해를 돕고, 2주 간의 메뉴얼을 제시하는 ‘가사 공유 시트(家事シェアシート)’를 제공하기도 했다. (출처: 兵庫県)
이처럼 일본에서 남녀 간의 가사분담에 대한 역할 인식이 미흡한 상황에서 도치기현은 11월 22일 ‘함께 가사하는 날’에 맞춰 다음 달 15일부터 29일까지를 ‘함께 가사하는 날 추진 위크(とも家事推進ウィーク)’로 정했다. 가정 내 가사분담 모습을 담은 콘텐츠나 집안일에 대한 기획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가전용품이나 반찬 등을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코너도 개설할 예정이다. 또한, 새롭게 디자인한 로고 마크(logo mark)나 프로젝트 캐릭터안 ‘토모 지카(とも家事)’ 를 활용해 캠페인도 전개한다. (출처: 下野新聞soon, nhk)
가사노동은 가족과 공동체를 유지하고 재생산하는 필수 노동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치를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사회에 진출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일과 가사는 가족 공동체 모두의 것이란 개념이 자리잡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집안일이 서투르다, 익숙하지 않다‘ 등의 이유로 가사의 책임을 여성에게 맡기는 가정이 많다. 일본이 현재 추진 중인 가족 개선 프로젝트가 남녀 공동 가사분담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관련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