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마이니치 신문(毎日新聞)에 따르면 일본 도쿄 올림픽 · 패럴림픽의 이벤트 중 하나인 거리 응원( PV, パブリックビューイング )시설 설치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6월 1일 요요기 공원(代々木公園)을 시작으로 이노카시라공원(井の頭恩賜公園), 도립 히비야 공원(都立日比谷公園) 등에 대규모 거리 응원 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며 공식 굿즈 판매와 식당 등의 부스가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모임과 인구가 밀집된 장소를 지양하자는 현 시국의 상황에 반하는 계획으로 시설 설치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퍼블릭 뷰잉이란 스타디움이나 광장 등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다른 현장에서 열리고 있는 스포츠 경기를 관전하는 이벤트로, 쉽게 말해 거리 응원이라는 뜻이다. 지난 2018년 한국에서 개최된 평창올림픽 때 일본의 공영방송사 NHK는 개회식과 피겨 전 종목, 스키점프, 스피드 스케이팅, 쇼트 트랙 등의 경기를 4K, 8K로 제작해 일본 내 5곳에 방영하면서 더욱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했다. 이번 요요기 공원을 비롯한 행사 개최도 특히나 일본 국내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인 만큼 그 열기를 더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보인다.
원래 2020년 개최될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되어 예정대로 진행될 시 2021년 7월 28일부터 8월 7일까지 개최된다. 그러나 현재 일본은 각국 선수단이나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방역 세부 지침을 아직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실정이다. 또한,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 10명 중 7명은 올림픽 취소나 재연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지난 29일 일본은 성화봉송 코스를 소개하는 전국 지도에서 시마네 현(島根県) 위쪽에 점을 찍어 독도가 마치 일본 땅인 것처럼 표시하여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도쿄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최를 강행하고자 하는 데에는 일본의 이미지 회복이라는 목적이 우선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일본은 ‘부흥과 재건’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도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이전 2011년 동일본 지진으로 원전이 폭발하면서 큰 피해를 입은 일본은 그 피해에 대한 치유 그리고 피해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겠다는 목적으로 올림픽 유치를 결정했다. 그리고 도쿄 올림픽을 통해 일본이 더 이상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안전한 국가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 주기 위해 개최에 힘을 쏟았다. 또한 당시 정치적인 세력과 관련하여 올림픽 개최는 그들의 위상에 큰 힘이 되었고, 이것을 취소할 시 그 피해 금액이 약 70조 9천억원 이상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었다. 지난 문제들과 이번 퍼블릭 뷰잉에 국민들의 많은 반대 서명이 쇄도함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강행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이번 거리 응원 설치는 시와 대회조직위원회의 주최 아래 후쿠시마현(福島県) 등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지역 3곳, 쿠마모토(熊本) 지진으로 피해를 받은 쿠마모토 현에 6개를 설치하고 그 밖에 거리 응원 회장 4개를 독자적으로 개설한다. 위원회는 “신형 코로나의 감염은 사그러 들지 않았지만 대회의 감동을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라며 현시점에서 개최 예정에 변경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도의회 문교위원회(都議会文教委員会)에서도 거리 응원 계획에 대해서 “도쿄 전통 문화의 매력 발산”에 대해 언급하며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보다도 올림픽 개최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6월 2일부터 시작되는 공사는 요요기 공원에 약 3만 5천 명 수용 가능한 범위로 설치된다. 이러한 계획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정부가 방역대책을 강구하면서도 사람을 모으는 장소를 만들려고 하는 것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현재 요요기 공원의 거리 응원 설치에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은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우려와 비판 속에서 도쿄 올림픽과 각종 부가적인 이벤트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