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M 댐 물 하천 저수지 둑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2025년 5월 24일 산케이신문(産経新聞)에 따르면, 도쿄 기타구 시모(東京北区志茂)에 위치한 이와부치 수문(岩淵水門)의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어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부치 수문은 아라카와강(荒川)의 반복적인 범람에 대응하기 위해 아라카와강과 스미다강(隅田川)의 분기점에 설치되어 있다.

아라카와강은 총 길이 약 173킬로미터(km), 평균 폭 1,500미터(m)에 이르는 대형 하천이다. 과거에는 범람을 반복해 도쿄 하류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 왔다.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1911년 일본 정부는 ‘아라카와 방수로(荒川放水路)’ 건설에 착수하였고, 그 일환으로 1924년 ‘구 이와부치 수문(旧岩淵水門)’이 완공되었다.

이 수문은 전체 길이가 약 62m이며, 수위를 조절하는 폭 9~10m의 게이트(gate) 5개가 설치되어 있다. 아라카와강의 수위가 증가할 경우 물을 방수로로 방출해 스미다강의 범람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문의 붉은 색상 때문에 ‘아카스이몬(赤水門, 적수문)’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1945년 이후 급격한 지반 침하가 발생하면서, 수문의 높이와 구조에 보강이 필요해졌다. 이에 문을 덧대고, 다리 난간에 차수벽을 설치하는 등 개조 작업이 진행되었지만, 1973년에는 홍수량 추정이 재검토되면서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그 결과 약 300m 하류에 새로운 ‘신 이와부치 수문(新岩淵水門)’이 건설되었고, 1982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새로 건설한 수문은 폭 20m의 게이트 3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게이트의 무게는 약 214톤(t)에 달한다. 제 역할을 다 한 구 수문은 현재 다리의 경사와 남아 있는 차수벽 등에서 과거 지반 침하와 보강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어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 받고 있다. 이에 2008년에는 경제산업성(経済産業省)으로부터 ‘근대화 산업유산(近代化産業遺産)’으로 지정되었고, 2024년에는 ‘국가지정 중요문화재(重要文化財)’로 등재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로 서울의 수표교(水標橋)가 있다. 수표교는 조선 세종 시대에 청계천 수위를 측정하고,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 세워졌다. 현재는 활용되지 않지만,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이와부치 수문과 마찬가지로, 수표교 역시 도시의 재해 대응과 수리 기술의 역사를 보여주는 구조물로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출처: 국가유산포털)

이와부치 수문은 시대별 재해 대응 방식과 기술 발전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제 역할을 다 한 후에도 보존 대상으로서 그 가치를 있다. 이처럼 재난 대응 인프라(infrastructure)가 기술적 가치뿐 아니라 역사 및 사회적 자산으로서도 다뤄질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인상 깊다. 일본의 이와부치 수문이나, 한국의 수표교처럼 기능을 넘어서 구조물의 의미를 역사적으로 재조명하려는 시도가 앞으로 더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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