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6일 일본 언론사 지지프레스(Jiji Pres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도입된 일본의 ‘전자 처방전(電子処方箋)’이 시행된 지 곧 반년을 맞는다고 한다. 전자 처방전은 기존의 처방전을 디지털화(digital化)한 것으로, 약국과 온라인(online)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2024년도 말까지 거의 모든 시설에 전자 처방전을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도입 중인 의료기관 및 약국은 2%에 불과하다. 후생노동성(厚生労働省)*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서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자 처방전 도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요인 중 하나는 처방전 발생 시 필요한 의료인 자격증인 ‘HPKI(Healthcare Public Key Infrastructure) 카드(card)’ 발급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HPKI카드를 발급하는 의료정보시스템(system) 개발센터는 “신청이 몰리다 보니 발급에 평소보다 1~2개월의 시간이 더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또, 전자 처방전 도입을 미루고 있는 돗토리현(鳥取県)의 병원 담당자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그래도 경비 부담이 크다. 의무가 아니어서 서두를 필요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처방전의 디지털화와 온라인 진료 등으로 일본 약국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대형 약국들이 분점 개업 공세를 펼치면서, 인수와 합병도 가속화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의하면, 2021년도 약국의 수는 6만 1,791개로, 편의점보다도 점포 수가 많다. 2022년도에 도산한 약국은 15곳으로, 전년 대비 34.7% 감소했다. 하지만 대형 약국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이에 밀린 소규모 약국의 도산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 동경상공리서치)
전자 처방전은 본격적인 도입이 저조하고 부작용이 있지만, 다양한 이점도 있다. 우선, 환자가 약국에 처방전을 가지고 가는 수고를 덜고, 고령 환자의 과잉 복약을 막는다. 또, 과거의 처방 이력이 관리 데이터베이스(database)에 기록되기 때문에 중복 처방을 막을 수 있다. 의료 관계자의 처방전 입력 시간이 단축되고, 온라인 진료와 병행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온라인 복약 안내에 따라 약을 집으로 배송시킬 수 있어 의료 기관에 갈 상황이 안 되는 사람에게 아주 편리하다. (출처: 동양경제, 메디파나)
일본 외에도 전자 처방전을 도입한 국가가 많다. 에스토니아(Estonia)는 2010년 운영을 시작했으며, 2021년 적용률은 99%였다. 한국은 아직 전자 처방전을 정식 도입하지 않았고, 시범 사업을 거치는 중이다. 한일 양국의 약사들은 전자 처방전 도입을 요구하지만, 한국에서는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표준화를 외면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입 및 운영에 많은 비용이 든다. (출처: 의약뉴스) 이에 양국 정부 기관이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을 통해 전자 처방전 도입과 활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전자 처방전의 활성화가 환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쉽고 편리하게 약을 처방받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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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노동성(厚生労働省): 사회 복지, 사회 보장, 공중위생의 향상과 증진, 그리고 노동 조건과 환경 정비 및 일자리 등의 확충을 관장하는 일본의 행정 기관이다. 2001년 1월 6일 후생성과 노동성이 통합되었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