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3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미야자키현(宮崎県) 노베오카시(延岡市)에서 열린 ‘방재 페스타(防災フェスタ)’가 개최되었다. 해당 행사에서는 규슈 보건복지대(九州保健福祉大)의 카토 켄스케(加藤謙介) 교수의 재해 시 반려동물과 함께 피난하는 방법을 알리는 부스가 마련되어 눈길을 끌었다. 카토 교수는 사람과 반려동물의 재난 상황 시 대처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번 부스를 통해 반려동물과 동반이 가능한 피난소의 확인을 돕고, 재해 대비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반려동물과 동반하는 피난 문제는 2016년도에 일어난 구마모토(熊本地震) 지진을 계기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당시 주민들의 피난소 생활이 길어지며, 반려동물을 동반한 피난자를 둘러싼 논쟁이 여러 곳에서 일어났다. 반려동물의 울음소리나 분뇨 처리와 같은 문제부터, 부족한 구호물품을 반려동물에게도 제공해야 할 지에 대한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일부 피난소에서는 반려동물과의 동반 출입을 거절하기도 했으며, 피난소로 대피하지 못한 반려동물이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일도 있었다. (참고:산케이신문)
올해 1월에 발생한 노토반도(能登半島) 지진에서는 동물 애호가로 구성된 NPO(Non-Governmental Organization) 단체의 활동이 전개되었다. 이에, 반려동물 문제로 다른 피난소에 입소하지 못한 피난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당시 피난소 내에서는 피난자와 반려동물이 따로 분리되었다. 잘 교육된 반려동물이 많았지만, 만약을 대비해 사나운 반려동물을 격리해둘 수 있는 케이지(cage) 등이 준비되어 있어서 큰 논쟁은 없었다. 현재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사람들은 ‘사람용 재난 대비 가방은 있지만, 반려동물용은 없다’,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하고 싶지만, 피난소에서 폐를 끼칠까 걱정돼 데려가는 것이 주저된다’ 등의 의견을 보이며, 반려동물과 동반할 수 있는 피난의 개선을 호소했다.
현재 미야자키현 내에서 반려동물과 동반이 가능한 피난소는 노베오카시 54곳과 미야자키시(宮崎市) 9곳에 불과하다. 이에 카토 교수는 “피난소는 반려동물의 유무를 불문하고 모두가 함께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하지만 피난자들 사이에는 알레르기 등의 이유로 동물과 동행할 수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피난 훈련을 통해 피난자와 반려동물의 동선을 분리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다만, 피난소 운영 측에서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만으로도 손이 부족하다. 반려동물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늘며, 반려동물은 가정의 일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 삶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재난 상황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피난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에게 큰 애로사항이다. 이번 피난 부스의 운영을 통해 반려동물과 동반하는 피난에 많은 관심이 모아져, 현명한 대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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