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0일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일본 효고현(兵庫県)은 빈 폐가를 활용하기 위해 ‘다문화 공생 가든(多文化共生ガーデン)’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다문화 공생 가든은 지역 주민들이 교류하며 가꿀 수 있는 정원이다. 다문화 공생이라는 이름처럼 다국적 주민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민자들이 지역 주민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장으로도 사용된다. 이민자들은 자국의 과일, 채소 등을 키우기도 하고, 주민들과 공유하며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 낯선 외국인을 두려워하는 주민들에게 외국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주로 빈 폐가나 집터를 활용하여 다문화 공생 가든이 운영되고 있다. 처치 곤란했던 폐가를 활발한 교류의 장으로 만들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도 환영받고 있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総務省 統計局)에 따르면, 2018년 주택·토지 통계조사에서 거주 가구가 없는 주택(폐가)은 전국에 무려 8,791,100채로 확인되었다.(출처: 일본 총무성 통계국) 특히,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阪神・淡路大震災後)으로 인해 효고현을 비롯한 고베시(神戸市) 등에는 주인은 있지만 집터가 무너지거나, 노령으로 인해 아무도 살지 않는 주택이 매우 많았다. 그래서 이 근방의 외국인 주민들이 처치 곤란했던 폐가나 공터에 소유주의 허락을 받아 다문화 공생 가든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들이 단체로 모여 농작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재배한 농작물의 절반 정도를 매년 인근 주민들에게 나누어주고, 지속적으로 교류를 실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또한, 소유주에게는 관리의 수고를 덜어 주고, 지방지차단체는 토지를 무상으로 빌려주는 소유주에게 보조금을 주는 등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현재는 환영받게 된 것이다.
고베시에서는 이러한 빈 폐가와 공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베시 빈 집, 빈 터 이용뱅크(神戸市空き家・空き地地域利用バンク)’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폐가 또는 공터의 소유자와 지역 활동 단체를 이어주어 빈 폐가를 지역 교류의 거점, 보육시설, 또는 고령자 시설 등 공공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의 성격상 거주 또는 영리의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다문화 공생 가든 뿐만 아니라 유채밭, 고령자를 위한 커뮤니티 등 다양한 용도로 폐가가 활용되고 있다. 현재 다문화 공생 가든 맞은편에서는 폐가를 활용한 ‘다문화 카페·식당’을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소유주의 거절 또는 지역 주민들의 “조용하게 살고 싶다” 등의 반대 의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처: 고베시 커뮤니티 스마넷)
하지만, 다문화 공생 가든과 같은 폐가의 이용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역 주민들이 꺼려하는 장소를 지역 교류의 장, 또는 다문화 교류의 장으로 탈바꿈하여 지역 커뮤니티를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아직 이주 외국인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일본도 한국처럼 한민족 국가로 살아 온 역사가 매우 길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들과 공생이 필요한 국제화 시대에 다문화 교류의 장으로서 ‘다문화 공생 가든’과 같은 시설은 필요하다. 앞으로 이러한 시설이 일본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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