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월 17일 일본 언론사 마이니치신문(毎日新聞)에 따르면, 2022년도 기준으로 일본의 가정과 사업장에서 발생한 식품 폐기물이 약 472만 톤(t)에 달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일본의 다양한 기업들은 유통기한(賞味期限)과 소비기한(消費期限)의 경과로 발생하는 식품 폐기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식품의 폐기 문제는 단순한 낭비를 넘어 기후변화 및 환경오염과도 직결된다.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6%는 식품 생산에서 발생한다. 연간 137억 톤(t)에 달하는 양이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할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CH₄)는 이산화탄소(CO₂) 보다 28배의 강한 온실효과를 유발한다. 이처럼 식품 폐기는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을 동시에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참고: 그린피스)
대다수의 사람들은 식품을 구매하거나 섭취할 때 유통기한만 확인하고, 그 날짜가 먹어도 되는 마지막 날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식품에는 소비기한도 존재한다. 유통기한은 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하며, 주로 판매자 입장에서 표시되는 날짜이다. 반면, 소비기한은 정해진 보관 조건을 지켰을 때, 소비자가 해당 식품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을 알려주는 소비자 중심의 표시이다. 일반적으로 소비기한은 유통기한보다 20~50% 정도 더 길게 설정된다. (참고: 디지털데일리)
최근 일본에서는 식품의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연장하고, 날짜 표기 방식을 간소화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체 큐피(キユーピー)는 대표 제품인 마요네즈 6종의 유통기한을 기존보다 1~3개월가량 늘리고, 기존의 ‘날짜’ 표기 대신 ‘연도·월’만 표시하는 형식을 도입했다. 감자칩 제조업체 고이케야(湖池屋)와 식용유 생산업체 쇼와상업(昭和産業) 역시 유사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동참 중이다. 로손(ローソン)은 최근 김밥류 4종의 소비기한을 기존보다 6시간 연장했고, 패밀리마트(ファミリーマート)는 지난 3월부터 약 70종의 쌀 관련 제품에 대해 소비기한을 2시간 늘렸다. 또한, 패밀리마트는 소비기한이 임박한 제품에 ‘도와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눈물을 흘리는 주먹밥 캐릭터 일러스트(illustration)가 들어간 스티커를 부착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소비자들도 “눈물이 그렁그렁한 모습이어서 저절로 도와주고 싶어졌다” 혹은 “식품 폐기물 감소에 관심이 있어 공감하며 구매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참고: Family Mart)
이처럼 일본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유통·소비기한의 연장과 표시 간소화가 확산되면서, 식품 폐기물의 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식품 폐기물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식품을 선택할 때 ‘기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환경을 고려한 현명한 소비가 이뤄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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