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8일 일본 언론사 요미우리 신문(読売新聞)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악플을 작성한 사람의 신상을 공개하는 절차가 10월 1일부터 ‘개정 공급자 책임 제한 법'(改正プロバイダー責任制限法)에 의해 간략화된다. 이전까지 가해자의 신상을 알아내는 데 시간이 걸려 악플 피해자의 고충이 많았으나, 이번 개정된 법안의 시행으로 피해 구제와 악플 억제 효과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악플러로부터 테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카와사키 노조미(川崎希)씨는 개정법이 발표되자, 악플을 받을 당시의 경험을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2009년 아이돌 활동을 마치고 결혼을 한 뒤 출산 소식을 블로그와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올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글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인터넷 게시판에는 “도둑질을 하고 있다”, “카페에서 그릇을 들고 달아났다” 등 허위사실의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터넷에 집 주소가 공개되자 신변에 위험을 느끼게 되었고, 결국 악플러의 신상을 알아내기 위해 웹 사이트(Website) 운영자에게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가해자의 신상을 받아 검찰에 송치하기까지 6개월이란 시간이 걸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현재의 ‘공급자 책임 제한 법'(プロバイダー責任制限法)의 절차는 먼저 피해자가 SNS와 웹사이트의 운영업자에게 악플러의 IP(Internet Protocol address) 주소에 대한 공개를 청구 한 뒤, 인터넷 통신사에도 이름과 주소 등을 청구해야 한다. 그렇기에 두 차례의 재판이 이루어져야 하고, 문제 해결까지 통상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개정법이 시행되면 위의 과정이 한 번의 재판으로 통합되어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문제 법률 전문가인 시미즈 요오헤이(清水陽平) 변호사는 “과거에는 신상을 알아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포기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기간이 2~3개월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돼 피해자 구제가 간소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일본에서는 악성 댓글로 인한 정신적 피해로 상담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총무성(総務省)이 진행한 상담 건수는 2021년 지난해만 6329건으로,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증가했다. 상담 내역으로는 ‘명예 훼손’이 255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주소나 전화번호 등을 공개하여 피해를 입은 사례가 2252건으로 뒤를 이었다.
디지털(Digital)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 및 기회가 많아졌다. 하지만 급격히 진화하는 통신 기술에 비해 뒤처진 네티켓(Netiquette) 문화가 악성 댓글과 같은 문제를 야기하며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한국에서도 악플로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연예인 및 피해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우리 모두가 함께 선진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올바른 네티켓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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