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월 31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아키타현(秋田県) 기타아키타시(北秋田市)에 위치한 오다테노시로 공항(大館能代空港)에서 아키타견들이 공항장으로 임명되었다고 한다.
아키타견은 일본 토종견 중 유일한 대형견이다. 가족에게 강한 충성심을 보이는 성격을 갖고 있다. 투견을 목적으로 교배된 견종이지만, 1916년 일본에서 투견이 금지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아키타견에 흥미를 느낀 연구자들에 의해 순수 아키타견의 보존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고, 1931년 일본의 천연기념물(天然記念物)로 등록되었다. (참고: 모두의 견도감)
아키타견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충견 하치코(忠犬ハチ公)의 이야기이다. 충견 하치코는 오다테시에서 태어난 수컷 아키타견이다. 출생 후 도쿄 제국대학(東京帝国大学)의 교수였던 우에노(上野) 박사에게 입양되었으며, 하치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하치는 우에노 박사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매일 시부야 역(渋谷駅)에서 우에노 박사를 배웅하는 일상을 보냈다. 그러나 1925년 우에노 박사가 대학 강연 중 뇌출혈로 급사하게 되었고, 하치는 여러 집을 전전하며 지내게 되었다. 그럼에도 하치는 매일 밤 멀리 떨어진 시부야 역까지 달려가 돌아오지 않는 우에노 박사를 기다렸고, 이 일화가 신문과 라디오 등으로 소개되었다. 이에 충견 하치코라는 존칭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하치의 일화를 기념해 시부야 역에 충견 하치코의 동상이 세워져 지금도 수많은 시부야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참고: 오다테시청)
오다테노시로 공항은 이 이야기에서 착안하여 아키타견이 승객을 반겨주는 ‘아키타견의 마중(秋田犬のお出迎え)’이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매달 8이 들어가는 날짜의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두 마리의 아키타견이 공항 방문객들을 반겨준다. 방문객들은 아키타견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아키타견의 사진이 랩핑 된 리무진 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아키타견이 없을 때는 도착 로비에 있는 ‘커다란 아키타견 부자 인형(大きな秋田犬親子のぬいぐるみ)’이 대신 맞이하고 있다. (참고: 오다테노시로 공항 터미널 주식회사)
‘아키타견의 마중 행사’는 이번 6월에 1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루카(月花)와 렌스이(煉翠)라는 두 마리의 아키타견이 오다테노시로 공항의 공항장으로 임명되었다. 지난 5월 18일(현지 시각)에 진행된 임명식에서 오다테시의 이시다(石田) 시장은 “아키타견의 마릿수가 매년 줄어들어 만날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번 행사가 아키타견의 개체수 확산과 보존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행사는 이용객이 적은 국내 공항의 홍보뿐만 아니라, 개체수가 줄고 있는 아키타견도 함께 알릴 수 있는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공항장으로 임명된 아키타견들이 방문객뿐만 아니라 전 지역에서 사랑받으면서 앞으로도 그 임무를 잘 수행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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