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8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일본 구마모토 현(熊本県)이 홈페이지(Homepage)에 공개한 ‘왕따 보고서(いじめ報告書)’에서 피해자의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검게 칠한 부분이 열람 가능한 상태로 공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구마모토 현이 이 문제를 인지한 건 지난 8월 4일이다. 이미 문제가 발생한 지 약 3년이나 경과한 이후이다. 구마모토 현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던 여러 건의 왕따 보고서들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도록 개인 정보가 포함된 부분을 검게 칠하여 공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홈페이지 내에서 일정한 조작을 거치면, 검게 칠해진 부분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했다. 문제를 인지하자마자 구마모토 현은 수정된 보고서를 새롭게 올리고 유족에게 사과했지만, 이미 해당 보고서들은 약 3천 회 이상 열람 된 이후였다. 그럼에도 구마모토 현은 피해자의 이름과 학교 등 신상정보가 이미 뉴스에 의해 보도되었으므로 추가적인 피해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에서는 2011년에 발생한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집단 따돌림에 의한 자살 사건이 뉴스에서 사회적 문제로 크게 대두되었다. 이에 일본 문부과학성(文部科学省)과 여러 지방 자치 단체의 교육위원회(教育委員会)는 집단 괴롭힘의 조기 발견 및 재발 방지를 위해 2013년 6월에 ‘왕따 방지 대책 추진법(いじめ防止対策推進法)’을 제정하였다. 왕따 보고서는 왕따 방지 대책 추진법의 일환으로, 집단 따돌림 사건의 개요 및 조사 결과와 함께 집단 따돌림의 재발을 방지하는 방법도 함께 작성되어 있다. (참고: 문부과학성)
그러나, 학교 또는 각 지방 자치 단체의 교육위원회(教育委員会)는 작성한 왕따 보고서를 지역 홈페이지에 공개할 뿐, 이를 공유하거나 실제 재발 방지 대책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러한 실정과 더불어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이번 사건의 발생으로 왕따 보고서 및 왕따 방지 대책 추진법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한 신상정보 유출 문제를 겪은 유족들은 구마모토 현이 3년이나 홈페이지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위기관리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문제의 경위와 대처법에 관한 문서를 남기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참고: NHK뉴스) 피해자 유족들에게 여러 번 상처를 준 이번 사건과 같은 비인도적인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앞으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을 비롯하여 다양한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과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보호하는 다양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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