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일 아사히(朝日) 신문에 따르면 이바라키 현(茨城県) 오아라이마치(大洗町)에서 괴담(怪談)으로 유명한 이나가와 쥰지(稲川淳二)1의 공포 이야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고 전했다.
이바라키 현에서는 행사의 진행을 위해 ‘저주 받은 히토가와 마을(ヒトガタの村)’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설정하고, 참가자에게 행사 전용 단말기(스마트폰)와 이어폰을 지급한다. 시작 지점부터 1시간 반 정도 20여곳을 걸어 다니게 되는데, 어느 특정 장소를 지나가게 되면 단말기의 화면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누군가 뒤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등 참가자들의 공포감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 일본에서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런 괴담을 통해 더위를 해소하려는 사람들도 인해 이번 행사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이 행사는 7월 17일부터 시작해 내년 3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12세기 헤이안(平安) 시대에 쓰여진 문학 작품에 괴담 성격을 가진 이야기가 있으며, 18세기 에도(江戶) 시대에 와서는 전통극 가부키(歌舞伎)의 소재로 쓰이면서 괴담은 하나의 문학 장르를 이루게 되었다. 메이지(明治) 시대 말기 1910년대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했던 심령주의(心霊主義)2의 영향으로 일본에서도 괴담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1900년대 중후반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매체의 발달로 인해 헤이안 시대부터 쌓여진 다양하고 풍부한 괴담이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소재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20세기 일본의 오컬트(Occultism) 문화3를 형성하게 된다.
최근에는 이런 고전 괴담에서 벗어나 도시 괴담이나 실화 괴담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 대표적으로 게슈탈트 붕괴, 죽음의 편지, 나홀로 숨바꼭질, 분신사바, 빨간 마스크, 살아있는 인형놀이, 시체닦기 아르바이트, 팔척귀신 등이 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는 주온이나 링과 같은 일본 공포 영화가 전세계에 유명세를 떨치면서 새로운 방식의 공포를 선사했다. 이처럼 일본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괴담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왔는데, 현재 이바라키 현에서 진행 중인 괴담 체험 행사 또한 자기만의 소재를 잘 활용한 예시라 할 수 있다.
더위 속에 등골이 서늘한 괴담을 직접 체험하면서 더위를 식히면 마치 공포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괴담을 활용한 지역 관광 사업을 잘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지역을 넘어 국가를 대표하는 관광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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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가와 쥰지(稲川淳二)1 : 일본에서 괴담을 정말로 무섭게 이야기 하는 사람으로서, 방송에 출연하거나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성우나 감독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 근래에는 이처럼 괴담을 실감나게 무섭게 말해주는 사람을 카타리테(語り手)라고 칭하는데, 아직까지 이나가와 쥰지에 필적할만한 상대가 없는 상황.
심령주의(心霊主義)2 : 사람은 육체와 영혼으로부터 분리되어 육체가 소멸해도 영혼은 존재해, 현세의 인간이 사망자의 영혼과 교신할 수 있다는 사상, 신앙, 인생철학, 실천.
오컬트(Occultism)3 : 물질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숨겨진 지식’을 탐구하는 학문. 라틴어 ‘오쿨투스(Occultus : 숨겨진 것, 비밀)’에서 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