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1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이바라키 현(茨城県) 교육위원회(教育委員会)는 공립 고등학교의 동아리(部活動, 부활동) 활동 시간에 상한선을 두는 제도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바라키 현은 2022년 12월, 공립 중·고등학교의 동아리 활동 방침을 개정하여 기존에 ‘권고’였던 동아리 활동 시간을 ‘상한’으로 수정했다. 동아리 활동 시간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개정 전 동아리 활동 시간은 평일 최대 2시간, 휴일에는 중학생 최대 3시간, 고등학생 최대 4시간을 권고했다. 하지만 개정 이후에는 그 이상의 활동을 금지하였다. 또한, 동아리 활동이 없는 휴양일(活動の休養日)은 고등학생의 경우 주 1일에서 평일과 휴일 각각 1일 이상으로 확대하였다. 중학생은 기존에도 평일과 휴일 각각 1일 이상이었기에 변동된 사항은 없다. 활동 시간과 휴양일 모두 국가에서 권고하는 시간보다 엄격해진 것이다. 중학생의 경우 변경된 개정은 올해 4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고등학생은 변동된 사항이 많고,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심해 제도 적용을 연기하였다. (참고: 도쿄신문)
일본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이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축구와 야구 등의 운동부는 계절마다 개최되는 전국 대회에 진출하기 위해 휴일도 반납하며 대회 준비에 열정을 보인다. 취미생활과 더불어 학생 시절부터 성실히 노력했다는 인식이 있어 대학 진학과 취업에도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바라키 현 교육위원회는 근무시간 외에 노동하는 교사의 근무 여건 개선과 더불어 학생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동아리 활동 시간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교육위원회는 동아리 활동에는 교사의 참석이 필수이지만 근무시간으로 인정되지 않아 교사들이 무임금으로 초과 근로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과도한 운동 활동은 학생들의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을 제한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바라키 현의 이러한 제도 개선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운동부는 대회 참가를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한데, 제도 개선으로 다른 지역의 학교보다 대회 준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개선된 제도는 공립 학교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사립 학교와 비교하여 연습량에서 많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이에 현 내의 고등학교 야구 연맹(茨城県高校野球連盟)은 개정된 방침에 반대하는 성명을 표명하기도 했다. (참고: NHK)
동아리 활동을 줄이는 아바라키 현의 새로운 제도는 현재 개최 중인 고등학교 3학년의 마지막 춘계대회(春季大会)이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동아리 활동의 지도를 외부 민간업체에 맡기는 ‘지역 이행(地域移行)’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 문제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 이바라키 현 교육위원회) 교사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현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의 실정을 이해하지 못한 정책이기에 이바라키 현과 학생 및 학부모들이 어떠한 해결책을 찾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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