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13일 일본 언론사 마이니치 신문(每日新聞)에 따르면, 초중학교에서 건강검진 시에 아이들의 상반신을 발거벗게 하는 현행 제도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올해 전국 초중학교에서 이루어진 건강검진은 남녀 모두 상반신이 나체인 상태에서 실시되었다. 이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지난 10월, ‘아이들이 안심할 수 있는 건강 진단을 목표로 하는 모임’ 을 설립했다. 해당 단체는 시 교육위원회에 옷을 입고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며, 서명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7월, 학교 건강검진 현장에서 담당 의사가 학생들의 신체를 촬영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오카야마시(岡山市)의 남성 의사는 중학교에서 건강 검진을 하던 중 속옷 차림인 여학생의 등을 펜 모양의 카메라로 몰래 촬영한 사건으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의사는 또 다른 초등학교에서도 내과 검진 중 상반신을 벗은 여학생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반면, 나가오카쿄시(長岡京市) 교육위원회에 의하면, 의사회는 “등뼈가 좌우로 구부러지는 척추 측만증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상반신 탈의가 필요하다” 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확한 검진을 위해 상체가 나체인 상태에서 검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학생들에게 자신이 몸이 보이지 않도록 턱을 세우거나 목욕 타월을 걸치게 하는 학교도 있지만, 의사에게 상반신 나체를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항의에, 도쿄도 교육청(東京都教育庁)은 건강검진이 불편할 경우 양호 교사와 상의해도 좋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의사이자 의료 사회학자인 미마 타츠야(美馬達哉) 리쓰메이칸대(立命館大) 대학원 교수는 “의사들이 건강 검진에서 척추 측만증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학교로부터 민사 책임을 추궁 당할 수 있다. 따라서 최대한 꼼꼼하고 정확하게 진찰할 수밖에 없다” 라고 인터뷰 했다. 그리고 앞으로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검진을 하던 정책을 바꾸어 학생들이 각자 병원에서 진찰을 받도록 하는 방식을 추천하였다.
아무리 정확한 검진을 위해서라지만, 특히 여학생들은 나체로 검진을 받는 것에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일본의 이러한 건강검진 방법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학교의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는 학생들은 검진이 아무리 싫더라도 검진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불만도 커져 갔다. 이에 체육복을 입거나, 최소한 속옷을 착용하고 검진을 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출처 : 교토 신문)
한국에서는 소변 검사나 키, 체중 검사만 학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일본의 이러한 건강검진 방법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최근에는 정말 교묘하게 카메라를 숨겨 신체의 일부를 몰래 촬영하는 등의 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의 현행 건강검진 방식은 학생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혹은 범죄의 예방 차원에서도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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