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7일 마이니치 신문(毎日新聞)은 히로시마시(広島市)가 세계 문화 유산인 히로시마 평화 기념관(原爆ドーム)의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2022년 1월 4일부터 주변 건출물의 높이를 제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규제 대상에서 기존의 건물은 제외된다. 규제 기준은 원폭 자료관 아래에서 원폭 돔을 보았을 때, 좌우 17도, 돔 북쪽으로부터 4~5.2km까지의 구역 등이 해당되고, 돔 뒤쪽 부분은 더 엄격한 기준이 가해진다고 밝혔다.
과거 히로시마현 산업장려관으로 쓰였던 히로시마 평화 기념관은 1945년 8월 6일, 태평양 전쟁의 정전 당시 미국이 일본 제국에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뜨렸을 때 히로시마에서 유일하게 남겨진 건물이다. 폭발 직후의 모습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원자폭탄이 떨어질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사람은 전원 즉사하였으며, 건물 내부는 열선에 의한 화재로 전소하는 등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장소이다. 지금은 핵무기의 위험성과 영구 평화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건물로서 히로시마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이다.(출처: 히로시마현 관광 연맹).
히로시마시는 평화의 상징인 경관을 지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2017년부터 이에 대한 계획을 진행해왔다. 규제 기준을 웃도는 건물 2채 중 하나인 히로시마 *상공회의소는 시중심부로 이전하게 되어 2027년에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출처: 니혼케이자이(日本経済) 신문).
문화재의 경관 보존하기 위해 규제를 가하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서울에 위치한 숭례문과 흥인지문, 경복궁 등의 문화재 주변의 건축물들은 문화재 보호 구역의 경계 지표면에서 문화재의 높이를 기준으로 해서 양각 27° 선 이내여야 한다(출처: 서울특별시 문화재 보호 조례). 이것은 고층 건물로 인해 보존 대상의 역사 경관이 왜소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역사 경관의 스카이라인 형태를 보존하며, 주변 지역으로부터 역사 경관으로의 조망을 확보하고, 역사 경관 주변 배경 보존을 하기 위함이다(출처: 박은희 외(2011), “문화재 보호구역 설정을 위한 가시율 분석 기법에 관한 연구”, [韓國傳統造景學會誌] Vol.29. No.2).
경관을 보존하는 것은 단순히 배경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를 왜곡하지 않고 기억하려는 의지이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역사의 흔적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다시는 참혹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억하고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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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회의소: 상공업자들이 자기 지방 상공업의 개량 및 발전을 위하여 조직한 특수 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