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1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아키타현(秋田県) 인근에서 186년 동안 영업해 오던 노포가 문을 닫는다. 노포의 상호명은 ‘구마가니 나가에이도(熊谷長栄堂)’로 에도(江戶)시대에 개업하여 지금까지 운영해 왔다. 올해로 88세인 사장 스즈키(鈴木)씨는 “나도 그렇지만 10명 있는 종업원도 나이가 많아 후계자가 없다”고 말하며, 지난 겨울부터 폐점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가게는 아키타현 인근의 옛 지명을 이름으로 한 화과자를 계속 만들어왔다. 화과자는 ‘시노노노메요칸(東雲羊羹)’이라고 불린다. 이는 오사카(大阪) 방면에서 훗카이도(北海道)로 향하는 기차가 동네에 정차했고, 그때 기차에 타고 있던 교토(京都)의 과자 장인으로부터 제조법을 전수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화과자는 일본식 과자로, 여러 가지 모양과 맛이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계승되고 있는 모양은 에도시대 때부터 이어져오던 것으로 최소 300년 전의 교토에서 발전했다. 당시 기록을 보면 맛 뿐만 아니라 외형의 아름다움도 추구한 것을 알 수 있다. 과자에는 식물, 동물, 자연 등의 문양이 들어가 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식물이다. 사계절을 표현하거나 이야기의 한 장면을 담아낸 것도 많다. 도쿄국립박물관(東京国立博物館)에서는 화과자 도안을 전시해 두기도 했다. (출처: 농림수산청)
일본의 화과자 제조는 1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화과자는 헤이안(平安) 시대에 세워진 이마미야 신사(今宮神社) 앞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도 신사 근처에서는 동일한 제조법으로 만든 화과자를 판매하고 있다. 갓 끓인 떡을 꼬치에 찔러 구워, 고소한 가루와 된장을 묻혀 만든 맛이다.
‘구마가니 나가에이도’는 8대째 이어지던 상세한 제조법을 전승해 왔다. 7대 구마가야 씨가 2014년에 별세하여 1년 가까이 휴점했으나, 현재의 사장인 스즈키 씨가 15년에 가게를 이어받아 현재까지 화과자를 판매해왔다. 폐업 위기 속에서도 점포는 오랜 영업 기간동안 사랑 받았고, 폐점이 결정된 현재는 단골손님들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200년의 창업 역사를 지닌 기업은 약 5600사로 알려져 있다. 그중 절반인 약 3100사가 일본에 집중돼 있다. 1000년 이상의 창업 역사를 지닌 기업은 세계에 12곳밖에 존재하지 않고, 그 중 9사는 일본에 있다. 그중 하나가 일본의 화과자 제조사이다. (출처: 스탠바이)
현재는 대량으로 생산해 값을 낮추고, 맛도 살린 화과자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이같이 편의점 제품과 대기업과의 경쟁 속에서 원재료비·연료비 상승, 그리고 후계자의 부재는 노포에게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에 현지의 지자체, 대학, 금융기관이 청년들과 협업해 지역의 전통 산업이나 기업을 존속시키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지역의 구성원들이 노포들이 처한 어려움을 인지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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