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2일 NBC 뉴스에 따르면,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Evangelical Lutheran Church in America, ELCA)*가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주교를 선출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시에라 퍼시픽 시노드*(Sierra Pacific Synod) 회의체에서 온라인 총회를 거쳐 트랜스젠더 목사인 메간 로러(Megan Rohrer)를 주교*로 임명했다.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는 미국에서 가장 큰 루터파 교단으로 신학, 정치, 사회적 논쟁에 있어서 진보적인 입장을 표명해 왔다. 1991년 교단은 교회 전체 회의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지지를 표했으며, 2013년 공개적으로 동성애자 목사 안수를 허용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했었다. 현재 교단은 LGBTQIA*의 권익 보호 및 평등을 지지하며,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출처: ECLA)
현재 미국에서 동성애자의 성직자 임명을 허용하고 있는 교단은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를 비롯해 미국 성공회(The Episcopal Church), 미국 장로교회(The 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 PCUSA) 등이 있다. 최근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개신교 교단인 미국 연합감리교회(United Methodist Church in America, UMA)는 동성 결혼 및 동성애자 성직자 임명 금지 조항을 삭제할 계획을 밝혔다. 교단들은 오랜 논쟁 끝에 동성애자 성직 임명을 허용한 후, 교단 내 보수 성향의 교회들이 분파 또는 탈퇴하는 타격을 입기도 했다. (출처: The Human Rights Campaign, HRC)
미국 기독교는 크게 주류 개신교 교회(Mainline Protestant)와 복음주의 개신교 교회(Evangelical Protestant)로 나뉜다. 성소수자 성직자 인정 또는 결혼을 승인한 교단은 주로 주류 개신교회에 속해 있다. 주류 개신교회는 성서를 역사적 문서로 해석하기 때문에 매 시대마다 해석을 달리한다. 구원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도, 주류 개신교인들은 다른 종교인들도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주류 개신교 교회가 종교간의 대화와 사회적 이슈들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진보적 입장을 취한다고 볼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성소수자들이 퀴어 축제 또는 캠페인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개선된 것을 볼 수 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향후 많은 교단들이 공식적으로 성소수자 성직자 임명 또는 동성결혼 승인을 발표하진 않을지라도, 이웃 사랑이라는 명제 하에 다소 우호적인 입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의 결정은 미국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 내 교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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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 가톨릭교회 및 정교회의 일정한 지역 단위 교회를 다스리는 성직자. 로마 가톨릭교회 및 정교회는 일정한 지역 단위의 행정구역으로 구성되는데 이를 교구(敎區)라 하며, 예수의 제자들로서 12사도의 후계자인 주교들에 의해 다스려진다. (출처: 네이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Evangelical Lutheran Church in America, ELCA): 1874년 미국으로 이민온 덴마크 사람들에 의해 설립된 교단. 미국 내 영향력 있는 기독교 교파 중 하나이다. (출처: ELCA)
*시노드(Synod): 교회 안에 중요한 문제가 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최하는 자문기구의 성격을 띤 회의이다. (출처: 네이버 두산백과)
*LGBTQIA: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가 확장된 개념으로, 퀘스처닝(Questioning), 간성(Intersexual), 무성애자(Asexual)의 첫 단어들을 연이어 붙인 것. 퀘스처닝은 자신의 성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고, 간성은 염색체, 생식샘, 성 호르몬, 성기 등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 정의에 규정되지 않는 특징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무성애자는 성적 충동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다. (출처: 프레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