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7일 미국 언론사 AP(Associated Press)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Chicago)에서 약 천 마리에 달하는 철새가 대형 유리 건물과 충돌해 집단 폐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시카고 미시간(Michihan)호 주변의 유명 무역 전시관인 ‘맥코믹플레이스(McCormick Place)’ 일대에서 발생했다.
조류 수집 전문가인 데이비드 윌라드(David Willard)는 하루에 약 10마리의 죽은 새가 발견되지만, 대규모의 사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밝혔다. 조류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매년 수 억 마리의 새가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폐사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고 전하고 있다. 새들은 밤에 빛에 의존하여 이동하는데, 건물에서 나오는 밝은 빛이 새들을 유인하고 혼란스럽게 만들어 창문에 들이 박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건물 충돌에 따른 철새의 폐사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위스콘신(Wisconsin) 대학교의 조류생태학자 애나 피존(Anna Pidgeon)은 철새 떼의 건물 충돌은 밤에 건물 조명을 낮추고, 새가 방향을 인지할 수 있도록 창문을 새롭게 디자인 하는 것만으로도 방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커튼(curtain)을 달거나, 창문에 스티커(sticker)를 붙이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미국 조류 관찰자 학회는 1999년부터 철새 이동 시기에 빌딩 조명을 끄거나, 조명 밝기를 어둡게 하는 ‘라이츠 아웃(Lights out) 운동’을 시행하고 있다. 이 운동은 현재 뉴욕(New York), 보스턴(Boston), 샌디에이고(San Diego), 댈러스(Dallas), 토론토(Toronto) 등 미국과 캐나다(Canada) 50개의 도시가 참여하고 있다. 또한 2020년 시카고 시의회는 신축 건물에 조류 안전 조치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통과시켰지만, 아직 의무화하지는 않고 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맥코믹플레이스도 라이츠 아웃 운동에 참여하여, 직원이나 방문객이 없을 경우 조명을 끌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철새들이 이동하면서 건물에 충돌하여 폐사하는 일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이다. 철새 폐사 방지와 보호를 위해서 미국 정부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적절한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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